* 9월 29일 오늘은 음력 8월 15일로 우리나라의 큰 명절인 추석(秋夕) 한가위이다.
작년 추석에 비해 19일이나 늦었다.
추석은 일본, 중국 등 동양 3국 중에서 우리나라만 고유하게 사용하는 명칭의 세시풍속
(歲時風俗)으로 가장 큰 으뜸 전통 명절이다.
한가위는 보름달로 인해 양기(陽氣)가 가득 찬 때이다.
'추석'이란 명칭의 문헌상 기원은 《예기(禮記)》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예기》의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이란 기록을 통해 추석의 기원을 유추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추석월'이란 명칭에서 '월'을 뺀 두 단어를 뽑아 속명(俗名)으로 추석(秋夕)
이란 고유한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명절을 보내는 나라는 '중국'과 '베트남' 뿐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농작 방법이 달라서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세시풍속이 없지만, 중국
으로부터 중추절(仲秋節) 문화가 유입된 '베트남'은 음력 8월 15일을 큰 명절로 지낸다.
동남아시아에 추석과 같은 명절이 없는 이유는 1년에 한번 농작물을 수확해 가을에 기쁨을
나누는 우리나라나 중국과는 달리 다모작(多毛作)이 가능하기에 추석이 특별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필리핀도 추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목 문화권인 몽골에도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없다.
일본도 추석 명절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오추겐(お中元)이 추석과 가장 비슷한 풍습이다.
신(神)에게 공물을 바치는 관습에서 비롯된 '오추겐'에 일본인은 친척이나 평소 신세를 진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고 또 망자의 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치른다.
그래서 망혼일(亡魂日) 또는 우란분절(盂蘭盆節)로도 불린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백중(百中)이라고 부르는 세시 풍속이다.
그러나 음력 8월 보름날을 '중추절(中秋節)'이라고 부르는 중국은 큰 명절로 보낸다.
달을 닮은 둥근 과자인 월병(月餠)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와 나눠 먹으며 보름달처럼
모든 일이 평화롭고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원한다.
추석의 유래를 학문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사회의 풍농제(豊農祭)에서 유래했음이
기록에서 확인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제3대 왕인 유리 이사금(儒理 尼師今) 왕은 6부(六部)의 여자
들을 둘로 나누어 편을 가르게 한 뒤, 두 왕녀(王女)가 이들을 책임지고 각각 통솔하게 했다.
그리고 음력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 마당에 모여 길쌈을 시작해서 오후 늦게 파한 뒤에
한 달이 지난 8월 보름이 됐을 때 그동안의 성적을 가지고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
이때 진 편에서는 이긴 편의 부녀자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게 했는데, 회소곡(會蘇曲)
이라는 노래와 춤을 추면서 흥겹게 놀며 즐겼다.
이를 가배(嘉俳), 즉 '아름답게 노닐다.'라는 뜻으로 '한가위'라고 불렀다.
때문에 신라시대에는 추석을 가배절(嘉俳節) 또는 가배일(嘉俳日)이라고 했다.
이런 기록을 살펴보면 추석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0여 년 전인 서기 32년에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또 《삼국사기》 잡지(雜志) 제사(祭祀) 조엔 혜공왕 때 오묘(五廟, 다섯 임금의 사당)를
정하고, 일 년에 여섯 번 즉 정월 2일과 5일, 5월 5일, 7월 상순, 그리고 8월 1일과 15일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추석 때 국가 차원에서 선왕들에게 제사를 지낸 것이다.
《삼국유사》 중 '가락국기(駕洛國記)'에도 이와 비슷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를 통해 가야(伽耶)에서도 추석 때 제사를 지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음력 8월 15일은 신라가 발해(渤海)와 싸워서 이긴 승전(勝戰) 기념일이기도 하다.
일본의 고승 '엔닝(圓仁)'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는 산둥(山東)
지방에 사는 신라인들이 신라가 발해와 싸워 이긴 음력 8월 15일을 명절로 삼아 온갖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무를 즐겼다고 기록돼 있다.
일본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정사(正史)인 《일본 서기(日本 書紀)》에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해서 기념한 날인 음력 8월 15일을 승전 기념일로 기념하면서 즐겁게 보낸다고 기록돼
있다.
이래저래 음력 8월 15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이다.
추석은 고려 시대에 9대 명절에 속했다.
조정의 관리들은 이날 하루를 휴일로 보냈다.
조선시대에는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에 속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국가적으로 선대왕에게 추석제(秋夕祭)를 지낸 기록들이 있다.
1488년(성종 20년)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임금이 '중추완월(仲秋翫月)'이라는 글을 써서
신하들에게 내리고 보름달을 즐기게 했다.
또 1518년(중종 13년)에는 설, 단오와 함께 추석이 3대 명절로 정해졌다.
시대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 '명절'에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추석, 한가위는 연중 가장 큰 으뜸 명절 중 하나였다.
그동안 농사를 잘 짓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 감사일(農功感謝日)로 그간 노고(勞苦)에
대한 결실을 보는 때이다.
추석은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하는 시기이자 또 이듬해의 풍농(豊農)을 기리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때문에 가을에 추수한 햇곡식과 새 먹을거리로 조상들에게 감사의 예를 올린다.
특히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
중추가절(仲秋佳節)인 추석엔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면서 가족의 건강을 빌고, 또 이듬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과 예절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은 설날과 추석이다.
설날은 새해의 시작이고, 추석은 열매를 거두는 마무리를 뜻한다.
추석은 그 의미에 있어 서양의 '추수 감사절'과 흡사하다.
또 설날과 추석은 모두 달(Moon)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명절은 24절기와 달리 음력으로 지낸다.
명리학적으로 설날은 1, 추석은 8의 숫자가 된다.
이처럼 추석은 풍요(豊饒)의 상징이며, 감사(感謝)와 예절(禮節)의 가치가 담겨있다.
때문에 추석은 단순히 노는 날이 아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게 허락한 신(神)과 자연에게 감사드리고, 또 조상을 기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중요한 날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모든 시대에 '추석'을 명절로 정하고, 또 국가적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
지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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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한가위를 맞아 모두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연휴 잘 보내기 바랍니다.
2023년 9월 29일
정관(正觀) 김 시 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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