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보는 날이었다.
난 'PC방'에서 밤 12시경에 집에 오기 때문에 오전 일정은 거의 잡지 않는다.
하지만 공연이 오전에 있었기 때문에 부득불 일찍 외출을 했다.
오늘은 '전통연희'라는 소재에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덧대어 만든 동시대적인 '창작
연희' 공연을 중심으로 풍물과 탈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민속예술을 전공한 연희자
(演戱者)들로 구성된 공연예술 단체인 <연희집단 The 광대>의 공연이 있었다.
광대들의 신명 난 놀음판이 벌어지는 공연으로 맛깔스러운 재담(才談)과 연희(演戱)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많은 공연을 하는 공연팀이다.
오늘 공연은 '전통연희' 갈라 퍼포먼스로 풍물과 사자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 전통 연희의
하이라이트 공연이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왜 하필 공연을 11시에 할까?'
계속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 공연을 오후에 하거나 저녁때 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궁금증은 공연장에 가서야 풀렸다.
공연장 왼쪽 좌석 전체가 유치원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었다.
최소 2개 이상의 유치원 원생들이 온 것 같았다.
다른 쪽 좌석엔 젊은 주부들이 많은 것을 볼 때 유치원생 학부모들이 많이 온 것 같았다.
* 난 유치원생들이 이런 공연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공연의 특성상 공연자들과 관객이 소통하면서 재담을 이어가곤 하는데, 이번엔
유치원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공연을 했다.
한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함성과 박수, 아이들이 악을 쓰듯 소리 높여 대답하는 게 너무 시끄러워서 공연을
보는 게 방해가 될 정도로 유치원생들의 호응이 좋았다.
유치원생들이 전통 공연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은 정말 몰랐었다.
생각해 보니 공연 전체가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로 꾸며져 있었다.
특히 사자춤과 남사당놀이에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너무나 즐거워했다.
우리나라 전통 공연을 어린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독자들은 <연희집단 The 광대>를 잘 기억했다가
꼭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신나서 많이 웃고 떠들게 만드는 좋은 공연이다.
자녀들 반응이 꽤 좋을 것이다.
만화영화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가수 '웅산'의 국악 공연부터 지난달 본 '정가(正歌)'
공연, 그리고 오늘 본 '전통연희' 공연까지 모두 우리나라 전통 예술과 연관이 있다.
우연히 그렇게 보게 됐다.
그러나 내가 선택해서 티켓을 예매하고 본 공연이므로 내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나
공연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공연 보는 것도 까다롭게 선택하는 편인데 계속 이런 공연들을 보는 것을 볼 때
전통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한 달에 한 번은 공연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