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한밤중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내가 야외 수련을 하는 곳은 공원이라 지대가 높다.
독자들은 내가 겨울에 야외 수련을 하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항상 동상을 걱정했다.
바람이 워낙 센 데다가 한 시간 동안 발을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대단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밤 추위에 떨며 동상을 걱정했었다.
한데 올여름은 모기와 더위 때문에 너무나 고생했다.
나름 비싸고 좋은 물건을 해외 직구로 여러 가지를 구매해서 사용했지만, 산모기들 앞에선
별 소용이 없었다.
모기들이 얼마나 극성스럽고 눈치가 빠른지 조금이라도 노출을 줄이거나 기피제를 뿌리면
대신 마스크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거나 모자 사이로 들어와 이마를 물곤 했다.
그러다 보니 순한 천연 기피제를 뿌리나 안 뿌리나 별 차이가 없었다.
오늘은 근간 들어 유난히 모기에게 많이 물렸다.
모기는 사람을 물면서 혈액의 응고를 막는 포름산(formic acid)을 인체에 주입한다.
우리 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즉각 백혈구와 히스타민이 작동한다.
인체는 바로 이때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가렵다면 이미 모기에게 당한 후이다.
모기는 초고도 근시(近視)다.
1~2m 내의 사물만 겨우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눈이 나쁜 모기가 어떻게 그렇게 몰래 피를 빨고 재빨리 도망칠 수 있는 것일까?
모기는 시각이 안 좋은 대신 초고성능 후각(嗅覺)을 가지고 있다.
결국 모기를 끌어들이는 가장 큰 요인은 냄새이다.
때문에 어떤 냄새가 모기를 끌어들이고 또 어떤 냄새를 모기가 싫어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지금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 학술지에는 모기가 개인의 체취에 따라 반응하고, 또 특정
화학 물질을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도 모기를 부른다.
자고 있을 때 모기의 윙윙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산화탄소에 반응한 모기가 얼굴 주위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모기는 사람의 체온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는 일단 사람 냄새를 맡고 실체를 확인하면 피부에서 발산하는 열(熱)을 감지(感知)
한 뒤 사람을 문다.
지난해에는 피부에 사는 유익균이 피지를 먹어 생기는 '카복실산'(carboxylic acid)이
모기를 끌어들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2022년 10월 미국 <록펠러 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이 지원자 64명의 팔에
나일론 스타킹을 착용해 체취(體臭)를 모은 뒤 '이집트 숲 모기'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서
얻은 결과이다.
이외에도 맥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모기에 더 많이 물린다거나, 빨간색 등 특정 색깔이
모기를 더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듯 모기에 잘 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연구들이 진행돼왔다.
이는 모기라 사람을 무는 이유가 결코 단순한 게 아니라는 방증(傍證)이다.
상당히 복잡한 화학적 반응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물(微物)조차 이렇다.
하물며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당히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내 경우엔 공원에서 한 시간 때론 거의 두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수련을 하기 때문에
부득불 모기에 많이 물리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올해처럼 모기에 많이 물린 적이 없다.
정말 공포스러운 대상이었다.
한데 지금 '모기'가 문제가 아니다.
기후 재난으로 세계 곳곳에서 재앙이 일어나고 있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며칠 전 <모로코>의 지진으로 거의 30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오고, 55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한데, 오늘은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에 초강력 폭풍우가 덮쳐 2000명 넘는 희생자가
생기고 6000명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실종됐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어떻게 한 나라에서 수천 명이 일시에 지구에서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그동안 가장 공포에 떤 사람들은 기후학자(氣候學者)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지구는 이제 되돌릴 길 없는 지경에 처했다'라고 계속 경고해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경고에 별로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세계 곳곳에 기후 재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산불이 계속 나고, 허리케인과 폭풍이 많이 나타나고, 강력한 토네이도가 자주 나타나며,
지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대홍수가 나고, 엘니뇨와 라니뇨 현상이 심해지는 등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으며 지금 난리 아우성이다.
마치 세기말 현상을 보는듯하다.
그래도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어 전쟁을 벌이며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희생자들이 나왔다.
너무 끔찍해서 더 이상 얘기하기도 싫다.
인간의 이런 무모한 행위를 하늘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생각하면 착잡하기만 하다.
이런 세기말적인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을 반성하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
해야만 한다.
지금은 그래야 하는 시기이다.
쾌락을 좇아 돌아다니면 안된다.
전 세계에 하늘의 경고가 내리고 여기저기서 위험이 감지될 때는 자중자애 하고, 은인자중
하는 게 상책이다.
아무 생각 없이 탐욕(微物)에 젖어 세상 무서운 것 없이 돌아다니며 악행을 일삼고 쾌락을
추구하는 데 정신을 쏟으면 반드시 탈이 난다.
무엇보다 본능을 위해서 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생각 없이 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이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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