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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雄山)'의 <재즈&국악> 공연을 보고

아라홍련 2023. 7. 2. 14:14

* "제가 눈 화장은 좀 진하지만, 사람을 해치지는 않아요"

글을 쓰다가 문득 가수 '웅산'이 공연장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조크를 한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허긴... '웅산' 하면 출중한 음악성과 함께 그 찐한(?) 눈 화장이 떠오른다.

웅산(雄山)은 그녀의 법명(法名)이다.

법명을 그대로 예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명을 법명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비록 속세에 살고는 있지만 많은 부분을 수행자

로서의 삶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그녀는 한때 비구니가 되기 위해 <구인사>에서 출가(出家) 준비를 했던 사람이다.

승려가 되기 전에 다시 속세로 돌아왔다.

그런 목소리, 그런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비구니가 되기엔 부처님의 계획이나 속세인들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의 음악으로 인한 많은 감동과 치유의 능력을 어찌 단순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가수 '웅산'은 내가 유일하게 돈을 주고 보는 가수 공연이고, 한국 가수 중에서 유일하게 돈을

주고 CD를 사는 아티스트이다.

나는 많은 CD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 가수를 '웅산' 외에 콕 집어 CD를 산 적이 없다.

물론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OST는 몇 장 가지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직업 외에 밥벌이로 다른 일을 한 것이 있다면 바로 피아노 개인 레슨이다.

글 쓰고, 가르치고 한 일 외에 한 일이 있다면 젊은 시절 피아노를 가르친 일이다.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많이 듣고, 또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취향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 내게 '웅산'의 음악은 많은 부분을 충족시켜 주었다.

그녀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다.

작곡도 잘한다.

음악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그녀가 만든 "Yesterday'는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다.

그녀만의 색깔이 있고, 그녀만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한때 수행(修行) 하던 사람인지라 인생에 대한 진중한 철학이 음악에 담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국악단> 연주에 맞춰서 'Yo So maria', '쑥대머리', 'Take five',

'Yesterday'를 불렀다.

그리고 신나는 앙코르곡 한 곡을 불렀다.

 


* 재즈계에 데뷔한지 27년째가 되는 웅산 그녀가 요즘 국악(國樂)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심과 열정이 많다.

한마디로 국악에 꽂혔다.

<안산시립국악단>과 협연한 오늘 공연도 그 일환이다.

반년 전쯤인 작년에 발매한 '웅산'의 10집 < 스톨 더 스카이즈(Who Stole the Skies)>엔

그녀의 국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음악적 성취가 엿보인다.  

오랜만에 공연을 보니 거의 '소리꾼'이 다 됐다.

재즈 가수로 '민요'와 '창'을 부르니 매우 색다른 조화가 만들어진다.

'웅산'은 오늘 <국악단> 반주에 맞춰 탱고도 부르고, 재즈도 부르고, 쑥대머리도 불렀다.

기묘한 어울림이 매우 이채로웠다.

국악은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이므로 어떤 장르의 음악과 어울려도 한국인의 DNA나 감성과

조화를 잘 이룬다.

한마디로 매력 있다.

'웅산' 그녀도 이제 50세가 되었다.

한데, 군살 하나가 없다.

얼마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지 알 수 있다.

다른 연예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게 보인다.

도무지 나이를 먹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녀는 최근 미국 공연을 마치고 돌아왔다.

한국엔 사흘 전 도착했다.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힘들게 공연을 했다.

그러나 성량과 음악적 느낌은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공연하면서 양해를 구한 후 물만 자주 마셨을 뿐이다.

음악적 수준과 '퀄리티'는 여전히 탁월했다.

농염한 보이스가 매력있는 '웅산'은 <한국재즈협회> 3대 회장이자 대학교수이다.

아시아를 주름잡던 재즈 보컬리스트에서 지금은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이다. 

 

<안산 시립국악단>

 

*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안산 시립국악단>과의 협연은 여러모로 좋았다.

프로그램 자체가 좋았다.

구성도 좋고, 출연진도 좋았다.

그 큰 공연장이 완전 만석(滿席)인 것은 처음 보았다.

완전히 매진됐다.

국악과 재즈, 줄타기 등으로 구성된 공연이라 관객들의 호응이 그야마롤 어마어마했다.

편곡들이 신선했다.

빅 밴드 스타일의 재즈 음악을 '국악 관현악' 형식으로 편곡한 게 주효했다.

기분 좋은 흥과 전율이 저절로 느껴졌다.

'My funnny valentine', 'Summer time', 'Sing, sing, sing' 등 외국 음악을 국악으로 신나게

연주했다.

 

또 <세계 무형문화유산>인 '줄타기' 공연 협연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국악, 재즈, 줄타기 공연의 콜라보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줄타기 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남창동'의 줄타기 공연의 호응이 아주 좋았다.

줄을 타면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춤을 추니 관객의 호응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함성과 박수가 대단했다.

예전 SBS <스타킹>에 최연소 줄타기 공연자로 출연해 화제가 됐었는데, 벌써 군대까지 다녀왔다.

걸찍하고 구수한 말솜씨가 국악단 음악과 잘 어울렸다.

아버지와 '남해웅'과 함께 만담처럼 진행하는 줄타기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을 자연스럽게 계속

유도해서 공연장이 떠나갈듯한 함성과 박수를 엄청나게 받았다.

또 '천성대'의 태평소 협연도 좋았다.

좋은 공연 때문에 오랜만에 주말을 보람 있고 즐겁게 보냈다.

가끔은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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