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휴대폰과 관련해 기분 나쁜 장면을 두 번이나 목격했다.
둘 다 충격적이었다.
한 번은 전철에서 내려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줄을 서서 있었는데, 시선을 돌리다가 우연히
앞에 선 여자가 보고 있는 휴대폰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의 나이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한데, 이 여자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의 이름이 '내 첫사랑'으로 저장돼 있었다.
그리고 이 중년 여자에게 남자가 보낸 문자는 "보고 싶어"였다.
여자는 묘한 눈빛으로 남자의 이름을 적은 뒤 이모티콘을 보냈다.
내가 남의 휴대폰을 보려고 본 게 아니었다.
똑바로 서 있으면 휴대폰이 안 보일 텐데, 여자가 희한하게 약간 옆으로 서서 휴대폰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이 여자와 첫사랑인 남자가 둘 다 싱글일 확률은 아마도 낮을 것이다.
둘 다 싱글이라면 이런 간 보기는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초등학교 동창인지, 중학교 동창인진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50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여자가 휴대폰에 "내 첫사랑'이라고 저장해 놓은
것을 볼 때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초등학교 동창, 중학교 동창, 고등학교 동창을 찾는 게 유행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불륜(不倫)이 심심치 않게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옛 추억에 몰입해 자주 만나다가 그만 춘심(春心)으로 변한 것이다.
만약 둘 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끔찍한 일이다.
한 사람은 싱글이고, 또 한 사람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건 더 골치아픈 일이다.
요즘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남편"도 일종의 사회문제화가 됐다.
유부남, 유부녀임에도 직장에서 업무상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가상의 부부관계를
맺는 것이다.
최근에도 '오피스 와이프'의 요란한 불륜에 대해 신문에 기사가 나서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이들이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동창들끼리 건, 오피스 와이프 건 이들은 서로가 유부남,
유부녀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집착을 하지 않아 부담감이 덜하고 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섹스를 그저 '스포츠' 정도로 생각하고 쉽게 정욕(情慾)을 푼다.
이 얼마나 더럽고 파렴치한 일인가?
이들은 자신들의 불륜을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늘이 알고 또 땅이 안다.
... 그리고 결국은 가족과 사람들이 알게 된다.
불륜을 저지를 때는 훗날 어떤 인과응보(因果應報)가 뒤따를지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벌을 받게 될지 상상을 해봐야 한다.
불륜은 기독교적으로 볼 때 <10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중죄(重罪)이다.
간음(姦淫) 하지 말라는 계율(戒律)을 어긴 것이다.
불륜과 간음은 불교에서도 중죄로 여긴다.
상당한 업보(業報)가 뒤따르는 죄악 중의 죄악이다.
그 어떤 쾌락도 후에 받을 업보나 인과응보를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후에 받을 업보를 반드시 생각해야만 한다.
불륜, 간음의 업보는 자식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이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오늘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한 것은 한 30대 후반쯤 보이는 여자가 통화하는 내용
때문이었다.
공원에서 수련을 마친 후 <PC방>을 오다가 바로 앞에 걸어가는 여자가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한데 이 여자가 '가정통신문' 얘기를 하면서 학부형들을 "미친 X"이라고 칭했다.
한 사람만 "미친 X"으로 칭한 게 아니다.
다른 학부형들도 "그 미친 X", "저 미친 X"으로 호칭했다.
욕설의 이유는 "그 미친 X이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전화해서 귀찮게 물어봤다"
는 거였다.
또 "아무개 미친 X도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괜히 전화해서 짜증 나게 만들었다"
고 욕설을 했다.
전화 내용으로 볼 때 이 여자는 초등학교 선생이든지 아니면 유치원 교사, 또는 어린이집 교사로
짐작됐다.
또 통화 상대도 교사인 것 같았다.
그럼에도 맘에 안 드는 학부형이라고 해서 길거리에서 큰소리로 "미친 X"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실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이런 폭언과 욕설은 횡단보도 앞에 나란히 섰는데도 계속 이어졌다.
오죽하면 내가 힐끗 얼굴을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늬가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상이 얼마나 타락했으면, 교사가 학부형을 "미친 X"으로 호칭한단 말인가?
학부형 중에도 미친 짓을 하는 자가 있고, 교사 중에도 미친 짓을 하는 자가 있다는 무성한
소문은 진정 사실인 것 같았다.
의도치 않게 오늘 휴대폰과 관련돼 두 번이나 불쾌한 장면을 목격했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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