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가다가 또는 전철 안에서 유모차를 찬 어린 유아에게 태블릿으로 만화영화를 보게
하는 젊은 엄마들을 볼 때마다 개탄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또 아이 동반이 가능한 식당이나 병원에 가면 영유아들이 부모의 스마트폰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잘못된 행동을 하는 장면은 TV에서도 나온다.
어린 유아에게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보게 하고 젊은 주부는 주방 일을 하던지, 빨래를 하던지,
청소를 하던지, 음식을 먹는다.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도 아이에게 태블릿을 쥐여준다.
뿐만 아니라 전철 안에서도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는 태블릿을 보고, 젊은 엄마는 휴대폰으로
SNS를 하며 각자 시간을 보낸다.
이런 행동에 대해 외국의 학자들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오래전부터 많은 우려를 표해왔다.
한데 오늘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즉 '사회성 발달 지연' 치료를 받은 소아 중 96%가 만 2세 전부터 미디어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이다.
평균 시청 시간도 2시간이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자폐증을 앓는 소아청소년들의 대부분이 2세 전부터 2시간 훨씬 넘게 태블릿이나 휴대폰,
TV에 노출됐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를 한 사람은 <동탄 성심병원> '김성구' 교수팀이다.
* '김성구'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만 2세 이하 영유아들의 사회성 발달과 디지털 미디어 시청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사회성 발달 지연으로 치료를 받은 영유아 96명과 발달
지연이 없는 대조군 101명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 노출시간, 시기, 형태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만 2세 이전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이 95.8%에 달했다.
반면 대조군은 시청 비율이 59.4%에 그쳤다.
평균 미디어 시청 시간을 묻는 질문에도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선 63.6%가 2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조군에서는 18.8%가 2시간 이상 시청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호자의 동반 여부에도 차이가 있었다.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아이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이 77.1%에 달했고, 대조군은
38.6%에 그쳤다.
시청 프로그램 유형도 동화(童話) 등의 교육물 비중이 대조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아이에게 미디어를 시청하도록 한 이유로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선 ‘부모의 우울, 건강문제,
맞벌이’ (55%), ‘아이 달래기’(26.5%) 등을 꼽았다.
반면, 대조군에선 해당 답변이 각각 41.3%, 7.4%로 낮은 편이었다.
김성구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뇌 발달이 민감하게 일어나는데 이 시기에 미디어에 오래
노출되면 부모와 소통하면서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게 된다"라며 “유아의 기억력,
주의력, 인지력의 한계와 미디어의 일방향성으로 인해 사회성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지연 아이의 경우 부모들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영유아가 미디어를 시청하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상호 교류
하면서 제한된 시간만 교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만 2세 이하의 영유아에게 미디어를 보여주는 것은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최근 소아 자폐스펙트럼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을 추정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2세 이전 미디어 노출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실제 뇌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관찰연구에서는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이 인지과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단순히 시각피질만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미디어 시청보다 뇌 발달을 훨씬 더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영유아들에게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쥐여줄 게 아니라 엄마가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말을 걸고, 아이의 관심을 끄는 동작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두 돌 된 아이, 그보다 어린 영아에게 휴대폰이나 태블릿, TV를 보며 혼자 놀게 해서는 안된다.
이 나이 때의 미디어 노출은 금물(禁物)이다.
그래야 자녀가 정상적으로 정서가 발달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게 팩트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이에 대한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처음으로 하는 말이 "엄마" 또는 "아빠"인데, 영국에서는 아이의
첫 말이 "태블릿!"이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얘기인가?
이 조사 결과는 영국의 IT기기 관련 업체인 <Tech21>이 자녀를 둔 총 3614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즉 과거에는 돌이 지난 뒤 옹알이를 하던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뜻하는 'mama', 'dada'를
첫 말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적 능력이 활발하게 성장하는 돌 이전부터 아이에게 태블릿
PC를 이용하게 해주는 부모가 많아지면서 아기들이 첫 말을 "태브릿"이라고 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부모 중 81%가 어린 자녀 때문에 태블릿PC가 망가지거나 아예 부서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을 만큼, 아기들의 태블릿PC 사용빈도는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태블릿PC가 아이의 언어영역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설문 대상의 45%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아이에게 태블릿PC를 주거나 대신 작동해 주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40%는 하루에 최소 한 시간 정도는 아이들이 태블릿PC를 갖고 놀 수 있게
허락해 주지만, 7%는 하루에 3~4시간까지 아이가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12%는 2세 이하의 어린 자녀에게 태블릿PC를 쥐여준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아기들이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로 '게임'을 자주 즐길 경우 언어
발달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사회성 발달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뉴욕 <코헨 어린이 의료센터>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놀랍다.
3세 이하 아이를 둔 65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는데, 아기들은 평균
생후 11개월에 처음 스마트기를 접하는 것을 알려졌다.
돌도 되지 않은 유아에게 휴대폰을 보게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이 조사에서도 스마트 기기로 교육용 게임이 아닌 '앵그리버드'나 '프루트 닌자' 등 비교육용
게임을 즐기는 아기들은 언어 이해력이나 말하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를 이끈 '루스 말라나익' 발달행동 전문의는 "부모들이 아기에게 가장 많이 쥐여주는
장난감은 바로 '스마트폰'"이라면서 "많은 부모들이 책이나 일반 장난감을 스마트폰 같은 기기
들로 대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폐 스펙트럼을 앓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바로 영유아 때부터 미디어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를 진행해 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이다.
부모들의 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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