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여름, 러시아에서 개최된 <월드컵>은 '미루'와 함께 즐겼던 마지막
월드컵 경기였다.
'미루'가 떠난 후 난 단 한 번도 축구를 보지 않았다.
내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문한 독자들은 내가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매년 새해가 되면 난 그해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모든 경기 일정부터 챙긴다.
그리고 매일 축구할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경기를 빠짐없이 모두 다 챙겨 보았다.
그 정도로 난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 올린 사진을 본 독자들은 내가 축구 경기 하는 날 가장 행복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좋아하는 표정을 그렇게 행복해하는 표정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사진을 보고서야 내가 축구 경기가 있는 날 가장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축구는 내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런 축구를 '미루'가 떠난 후, 3년 8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미루'와 함께 즐겁게 축구를 보던 추억이 되살아날까 두려워서 안 봤는
지도 모른다.
'미루'가 떠난 뒤에야 난 내가 축구를 좋아한 게 아니라, 축구 경기를 보며 즐거워하는
'미루'를 바라보는 행복감 때문에 그렇게 축구 경기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은 장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술상을 차리고, 안 마시는
술도 꺼내놓았다.
시합보다 일찍 중계방송이 시작되면 격앙된 캐스터 목소리에 나도 '미루'도 흥분했다.
헤딩(heading)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던 '미루'는 공을 가져오고 난 바쁘게 공을
던지며 우리는 경기 시작 전 '미루'의 헤딩 묘기를 보며 행복해 하곤 했다.
난 축구 경기 자체보다 이 시간을 더 즐거워했던 것이다.
그 추억이 너무 애잔해 그동안 축구 경기를 안 본 것이지도 모른다.
올해는 늦가을에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됐다.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이젠 축구 경기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조금씩 축구 경기를 봐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미루'야!
나 이제 다시 축구 경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월드컵 경기가 다시 시작됐단다.
너와 함께 했던 그 즐거웠던 시간들이 오늘 유독 많이 생각나는구나.
사랑해, '미루'야!
그리고 고마워!^^
<못 마시는 술 한 잔 마시면 흥취가 더했지.^^>
* '미루'도 행복해했었지.^^
* 반가워요, <다음 블로그> 독자들!^^
이젠 <티스토리> 독자들이 됐네요.
앞으로 <티스토리>에도 자주 글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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