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지 않고 탓하지 마시오!
자신이 살아갈 세상에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잘못된 것만을
책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요.
뽑을 사람이 없어 뽑지 않았다?
하나 그로 인해 뽑힌 자들이 이 나라를 재단하오.
이 나라의 백성이라면 그들이 나라를 재단하는 데 있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려는 것을 막으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오.
왜냐하면 그들의 행보가 민초들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오.
그러니 그들이 세상을 망쳤다고 탓하지 마시오.
그런 자들을 뽑은 자신들을 탓하시오.
<유계춘>
* 투표(投票)에 관한 이 따끔한 정문일침(頂門一鍼)은 조선시대 후기 혁명가인 '유계춘'이
했던 말이다.
물론 실존 인물이다.
21세기인 지금 이 시대에 선거위원회에서 선거를 독려하는 것 같은 이 명언은 경남 진주의
혁명가 '유계춘'이 정확히 160년 전에 했던 말이다.
1862년 초봄에 일어난 '진주민란'은 철종의 훙어(薨御)를 재촉한 대사건이었다.
국가 재정의 근본을 이루는 전정(田政)· 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三政)이 그럴 수
없이 문란해지자 경남 진주(晉州)를 시작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1년 동안 민란(民亂)이
계속 일어났다.
이 전국적인 소요 사태는철종 말기를 암흑기로 만들었다.
진주 민란은 정확히 말해 '진주 농민 항쟁'이다.
농민 항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이명윤과 유계춘, 이계열이다.
'이명윤'은 정종(定宗)의 15대 후손으로 명문가 양반이었다.
헌종(憲宗) 대에 알성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 부정자, 사헌부 감찰, 사간원 정원 등 청요직
(淸要職)을 두루 역임한 지식인이었다.
철종대에는 홍문관 교리에 제수됐지만, 혼탁한 정세를 피해 벼슬을 사양한 후 향리에 은거
중이었다.
'이계열'은 '이명윤'과 6촌 형제이다.
하지만 이명윤과 달리 언문조차 모르는 일자 무식꾼이었다.
그는 진주민란을 주도한 나무꾼패(초군)의 우두머리였다.
진주민란이 '초군(樵軍)의 난'으로도 불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진주 농민 항쟁'의 주동자인 '유계춘'은 학문적 소양이 있었던 가난한 지식인이었다.
그의 9대조 '유종지'는 남명 '조식' 선생의 제자로 선조 때 '정여립'의 모반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됐다.
집안에 반골(反骨)의 피가 강하게 흐르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는 민란 이전부터 향회나 이회를 자주 주동하여 환곡의 폐단을 지적하고 여론을 주도하여
수시로 읍과 감영, 비변사에 강력히 해결을 호소하는 등 비대발괄했다.
온건파인 '이명윤'은 무장봉기를 주장하는 유계춘, 이계열과 멀어져 항쟁 직전 탈퇴했다.
맨 위의 '투표'에 관한 '유계춘'의 정문일침은 진주 수곡 내평면에서 열리는 이회(里會)에
참석하기 위해 각 마을의 지도자 3백여 명이 횃불을 들고 속속 모여들었을 때 '유계춘'이
했던 말이다.
회의를 주도한 유계춘과 이명윤, 이계열은 등방(燈榜)에 의지한 채 숙의를 거듭했다.
남명(南冥) '조식' 선생의 실천적 학풍에 영향을 받은 '유계춘'은 봉건적인 착취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무장봉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더불이 주민들에게 이회(里會)에서의 투표를 강력하게 독려하며 했던 말이 바로 맨 위의
'투표'에 관한 정문일침이다.
정문일침(頂門一鍼)이란... 정수리에 침 하나를 꽂는다는 뜻으로, 따끔하고 매서운 충고나
교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유계춘'은 수곡장시의 집회가 있은 다음날 병영에 체포됐다.
잠시 풀려났던 그는 비밀리에 초군들을 소집해 덕산장시를 공격하고 진주민란을 이끌었다.
그리고 체포돼 처형됐다.
'유계춘'은 민초의 낮은 자리에서 인간의 탐욕과 거대 권력에 맞서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혁명가이다.
조선시대 진정한 혁명가이다.
민초들의 비분강개로 시작된 '임술 농민항쟁'은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른 뒤, 훗날 동학이
뿌리내릴 수 있는 튼튼한 토양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32년 후에 <동학 농민혁명>이 꽃 필 수 있는 모체가 되었다.
오늘은 지방선거일이다.
투표일은 놀러 가는 날이 아니다.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투표는 국민의 의무이다.
투표한 후 놀러 가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초들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귀한 기회이다.
참정권을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는 반지성 행위에 다름 아니다.
때문에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표시돼 있지 않다.
또 기호도 없다.
때문에 교육감의 이력을 벽보나 포스터, 포털에서 확인하고 가지 않으면 투표하러
가서 당황 할 수가 있다.
교육감 투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력을 확인하고 투표하러 가야 한다.
참정권을 잘 행사하는 현명한 독자들이 되기 바란다.
* (김시연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propolis5입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레이아웃과 글씨체가
달라서 글을 똑같이 옮기기가 힘듭니다.
에러가 나서 몇 시간씩 걸려도 제대로
되지 않아 포스팅 하기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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