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회진흥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영화 할인 쿠폰 3차 행사의 관람권 기간이
오늘까지이다.
요즘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영화 보느라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쁠 것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아작도 대작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 중이다.
11월 3일 개봉한 영화 <이터널스>는 누적 관객 수가 27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초대박이다.
개봉 한 달 만에 관객 수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개봉한지 한 달이 된 영화 <듄>은 누적 관객 수 13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관들은 대작 상영에 몰두해 다른 영화들은 상영관을
잡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또 이미 대작들을 본 관객들은 다른 영화들의 상영관이 적어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다.
상영관과 상영 횟수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 찾다 보면 보석 같은 영화들이 현재 상영 중이다.
때문에 좋은 영화 몇 편을 소개한다.
놓치지 말고 즐거운 감상을 하기 바란다.
1. 러브 어페어(Love Affair)
맨 처음 이 영화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은 "아니, 웬 짝퉁 제목 영화야?"이었다.
분명 프랑스 영화인데, 그 유명한 미국 영화 <러브 어페어>와 제목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 <러브 어페어>는 얼마나 유명한지 미국에서만 6번이나 만들어졌다.
가장 리메이크가 많이 된 영화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 로맨스 영화의 고전이다.
특히 우리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1994년 판 <러브 어페어>이다.
한국에서는 1995년에 개봉했다.
음악이 워낙 아름다운 데다가 나이가 25살이나 차이 나는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주인공을 맡아 영화가 애잔하고 후끈했다.
이들은 이 영화를 계기로 결혼했다.
한데, 자세히 보니 프랑스 영화 <러브 어페어> 뒤에는 이런 소제목이 붙어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 하는 것'(The Things We Say, The Things We Do'
'엠마누엘 무레' 감독이 간만에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
그동안 재치 있고 코믹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 온 '무레' 감독이 이번에 세계에서
인정하는 히트작을 떡하니 내놓았다.
이 영화의 위상은 <칸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다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프랑스 영화제>를 하고 있는데, 근간에 본 프랑스 영화 중에서도
가장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영화가 바로 <러브 어페어>이다.
영화를 개봉하자마자 유수의 프랑스 영화제들로부터 한꺼번에 주목을 받았다.
관객과 평단의 극찬이 있었다.
이미 <뤼미에르 영화제>에서는 작품상을 수상했고,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올라가 있다.
또 '카이에 뒤 시네마'의 <올해의 영화> TOP 10에 올라가 있다.
* 이 영화는 사랑과 연애, 섹스에 관한 이야기다.
자칫 가볍게 보이기도 하고, 또 막장스럽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현대의 프랑스나 유럽식 연애 방식에는 매우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관객과 영화 전문가들이 더 감정이입을 했을 수도 있다.
문란해 보일 정도로 복잡한 연애관계가 얽혀 있다.
불륜과 쾌락, 섹스, 사랑, 연애, 욕망, 불안, 윤리가 뒤엉켜 있는 영화다.
이 속에서 주인공 세 사람은 '이중 연애'라는 묘한 삼각관계를 복잡하게
이끌어 간다.
한데, 이 영화의 내면에는 사랑과 연애, 섹스에 관한 깊은 성찰이 숨어있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영화에 사색과 사유의 깊이가 들어있지 않으면 그냥 흔하디흔한 막장 연애
영화에 불과할 뿐이다.
영화 <러브 어페어>가 흔하디 흔한 막장 연애 영화가 아닌 것은 바로 이런
차이에 기인한다.
이 영화엔 사랑과 섹스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들어있다.
때문에 내용은 막장스러움이 있어도 영화에 기품과 격조가 느껴진다.
영화 '러브 어페어'는 은밀하고 도발적이며, 또 과감하다.
현대의 사랑과 연애 방식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또 현재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상당히 좋다.
이 영화는 연애를 하는 사람들,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추한다.
영화 <러브 어페어>를 보고나면 이 영화를 잘 봤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연애와 사랑, 섹스, 불륜, 쾌락에 대한 성찰이 새롭게 생길 게 틀림없다.
누가 봐도 후회 안 할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 <러브 어페어> 강추한다.
2. 파워 오브 도그 (The Power of the Dog )
좋은 영화 하나가 개봉됐다.
바로 <파워 오브 도그>이다.
영국 영화이다.
BBC 필름에서 만든 영화치고 허접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다큐멘터리 건, 영화이건 수준 이상이다.
이 영화는 1920년대 미국 '몬타나'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이다.
원작은 1967년 출간된 '토미 새비지'의 동명 소설이다.
제목 <파워 오브 도그>는 성경의 시편 22편 20절에 있는 "제 영혼의 칼에서
건지시며 저의 소종한 것을 개의 힘(Power of the dog)으로부터 구하소서"
에서 따왔다.
작가들이 사용하는 책의 제목은 확실히 의미심장하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1993년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했던 '제인 캠피온'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제59회 <뉴욕 영화제>, 제46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26회 <부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상영 직후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다.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서 극찬을 받은 영화다.
'캠피온' 감독은 여성임에도 작품의 선이 굵고 중후한 분위기가 나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감독이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는 찬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인상깊다.
<예일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지만, 큰 트라우마를 겪은 후 시골로 내려와
동생과 대형 목장을 경영하는 매우 복잡다단한 성격의 소유자를 잘 연기했다.
주인공의 성격 자체가 강력하고, 명석하면서 또 섬뜩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이번 영화의 연기가 가장 절등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연기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들어맞아서 영화의 품격과 수준을 더 높였다.
영화의 팽팽한 긴장감이 시종 몰입감을 높인다.
또 영화 자체의 임팩트가 강하다.
내용이 강렬하고, 잔혹하면서도 매혹적이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했고, 미국 북서부 몬타나의 특이한 풍광을 영상에
잘 담았다.
'넷플릭스'에서 만든 영화다.
*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원작의이야기 자체가 강렬하다.
이런 내용에 '캠피언' 감독 특유의 뛰어난 재능과 아름다움, 잔인함, 매혹적인
시선이 덧입혀졌다.
이 영화를 어렵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영화 보는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전혀 어려운 영화가 아님에도 <듄>이나 <이터널스>, 또는 마블 영화나 조폭이
나오는 영화만 보다 보니 조금이라도 진지하거나 예술성이 있으면 '어렵다'고
고개를 흔든다.
이런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자기 수준을 반드시 되돌아봐야 한다.
이 영화는 미국 몬타나에서 대형 목장을 운영하는 형제의 이야기다.
우애가 깊었던 형제가 동생이 결혼하면서 데리고 온 여자와 그 아들에 대한
증오와 미움, 사랑, 그리고 재혼한 엄마의 행복에 방해가 되는 큰아버지에 대한
의붓아들의 잔인한 복수에 관한 내용이다.
영화가 스케일이 크고 영화답다.
'제인 캠피언' 감독 특유의 개성이 영화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여성 감독이지만 선이 굵고 전체적인 느낌이 중후하다.
그러면서도 메우 섬세하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 강추한다.
3. 장르만 로맨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이다.
영화 연출과 각본에 재능을 가진 배우 '조은지'가 첫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번 주 수요일에 개봉했는데, 일단 영화가 재미있다.
영화 보면서 사람들이 그렇게 자주 웃는 걸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웃음 코드가 그만큼 많다.
이 영화는 별생각 없이 스트레스 날리기 위해 보면 좋은 영화이다.
현재 <이터널스>와 <듄>을 제치고 박스 오피스 1위로 순항 중이다.
수요일 개봉했는데, 현재 누적 관객 수 15만 명을 육박하고 있다.
이혼한 부부의 얼키고설킨 요란법석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영상에 담았다.
지금 포털 사이트 'Daum 영화'에서 <장르만 로맨스>에 대해 평점 테러를
하고 있는데, 이는 무시해도 좋다.
이런 미친 자들 때문에 한국 영화가 발전하지 못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영화를 보지도 않고 평점 테러를 하는
자들은 훗날 그 죗값을 어떻게 받으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고의적으로 평점 테러를 하고 있는 게 적나라하게 보이는 게 문제다
하지만 이 영화, 생각 외로 재미있다.
유머와 감동을 모두 잡았다.
내용도 기발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다.
특히 '김희원'의 연기가 출중하다.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어 연기 앙상블이 좋은 편이다.
시간 때우거나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서 보는 영화로 적당하다.
4. 죽이러 간다
한국 영화이다.
이 영화는 작품성이나 예술성을 논하기 위해 추천하는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인 아나운서 출신 '오정연'의 놀라운 연기력을 확인하라고 추천하는
영화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없는 게 아니다.
재미도 있다.
여자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나름 메시지도 담고 감동도 있다.
한데, 관객과 평단의 편견이 심하다.
개봉한지 열흘이 지났는데 누적 관객 수가 겨우 400명쯤 된다.
이런 대접을 받을 수준의 영화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시네 퀘스트 영화제>와 <오스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후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주목받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인정받은 영화를 한국 관객과 평단이 폄하하고 홀대하는 건
눈쌀을 찌푸라게 만든다.
<시네 퀘스트 영화제>는 미국의 'USA투데이'독자들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영화제이고, <오스틴 영화제>는 미국의 영화 평론잡지 '무비메이커 매거진'이
'세계에서 가장 멋진 영화제 25개' 중 하나로 선정한 미국의 최대 영화제 중
하나이다.
오스틴 영화제의 경쟁부문 디렉터 '팀 그레이'는 영화 <죽이러 간다>에 대해
"슬픈 이야기를 진지하면서도 호쾌하게 표현한 방법이 놀라웠고,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가 감동적이었다"고 극찬했다.
내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것은 작품도 괜찮지만,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송혜교'의
연기력과 새내기 배우인 '오정연'의 연기를 비교해 보라는 의미도 있다.
송혜교는 늘 같은 음색과 같은 톤으로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똑같은 연기를 하기 때문에
지금도 연기력에 구설이 따르고 있다.
한 가지 연기밖에 하지 못한다.
한데 영화에 처음 출연한 아나운서 출신 배우 '오정연'은 아직 어설픈 면이 보이지만,
생각 외로 연기를 잘한다.
특히 억센 여자 연기를 그렇게 잘할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을 확률이 높다.
앞으로 잘 다듬으면 좋은 연기자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
대타로 영화에 출연했다가 좋은 연기력을 보여준 케이스다.
이 영화는 사연 많은 여자 동창생들의 얼키고설킨 이야기다.
한데, 여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라고 '페미' 운운하며 평점 테러하는 자들이 있는데,
이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얘기다.
영화도 안 보고 어디서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라고 무조건 '페미 영화'가 아니다.
'페미'에 대한 철학적 고찰도 없이 여자 얘기라면 무조건 '페미'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일종의 피해망상이며, 무식의 소치이자, 심각한 확증편향자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영화는 괜찮은 영화다.
이렇게까지 홀대받을 영화가 아니다.
외국 영화제에서도 인정한 영화를 스타 배우들이 나오지 않고 많은 돈을 들여 요란한
홍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객과 평단이 모두 외면하는 것은 실로 창피한 일이다.
특히 평론가들의 이 영화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은 매우 볼썽사납다.
시간 되면 이 영화도 관심 갖고 보기 바란다.
직접 확인해 보면 안다.
요즘같이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때는 볼만한 영화이다.
5. 너에게 가는 길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평점이 상당히 높다.
수요일 개봉했는데 다큐멘터리임에도 누적 관객수가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자녀들의 동성애 코드를 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승무원 엄마와 소방 공무원 엄마 두 명은 각각 아들로부터 커밍아웃을 강제로 받고
졸지에 '성 소수자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과 맞닥뜨린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 부모의 인식 변화의 긴 여정을 따뜻하게 담은 영화이다.
당황과 갈등을 넘어 아들들을 성원하고 성 소수자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겪는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자녀들이 동성애에 관심이 았을 경우, 부모들은 이 영화를 공부 차원에서 꼭 미리
봐두는 게 좋다.
개봉관이 적지만, 꼭 찾아서 보기 바란다.
성 소수자 가족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영화다.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1 개막작 선정을 시작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심사위원 특별언급 및 다큐멘터리상,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용감한 기러기상(특별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관객상)을 수상했다.
또 제3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 개막작 선정 및 관객상 수상, 제23회 서울국제
여성영화제, 제11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화제작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성 소수자의 부모들이 보면 도움이 되는 영화다.
자녀의 성 정체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부모는 반드시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성 소수자와 그 가족에 대한 풍성한 이해, 종속적인 가족
관념 대신 '나'와 '너'로 평등하게 마주한 부모 자식 관게의 새로운 정립을 보여준다.
또 자녀의 성에 대한 은밀하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당신의 성 인식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