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2월은 경자년(庚子年) 무자월(戊子月)이다.
자월(子月)은 대설(大雪)부터 소한 (小寒)까지를 말한다.
12월은 그레고리력, 즉 태양력에서는 12번 째 달이다.
생각해보니 세월이 마치 유수(流水)와 같고, 촌음(寸陰)처럼 빠르다.
경자년 일 년은 그동안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한 해였다.
코로나로 인한 공포와 두려움, 거기에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개탄과
한숨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정치적으로 유독 혼란스러웠던 우리나라는 일 년을 돌아보건대 정치가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이전투구(泥田鬪狗)만 벌여 국민을
힘들게 만든 한 해였다.
우리나라 정치 수준의 오욕(汚辱)과 야만(野蠻)을 경험한 해였다.
12월(December)은 그레고리력(曆), 즉 태양력에서 12번 째 달이다.
December는 라틴어 'decem'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decem은 숫자 '10'을 의미한다.
때문에 'deci'는 10분의 1을 의미하고, 1리터의 10분의 1을 deciliter,
소숫점은 decimal point라고 한다.
12월은 본래 로마 달력인 율리우스력 즉 태음력에서는 10번 째 달이었다.
그러나 줄리어스 시저(July, 7월)와 아우구스트(August, 8월)황제를
기리는 달이 추가로 들어가는 바람에 두 달이 뒤로 밀려나서 그레고리력,
즉 태양력에서는 12번 째 달이 되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7월과 8월을 '황제의 달'이라고 부른다.
12월에는 대설(大雪)과 동지(冬至)가 들어있다.
24절기 중 스물한 번째 절기인 대설이 12월 7일에, 그리고 스물두 번째
절기인 동지가 12월 21일에 들어있다.
그리고 12월 25일엔 성탄절이 들어있다.
천주교와 개신교에서는 이번 주부터 대림절(Advent)이 시작됐다.
대림절은 크리스마스 전 4주간 예수그이 성탄과 다시오심을 기다리는
4주간의 절기를 말한다.
교회력(敎會曆)은 대림절부터 시작된다.
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
그렇다면 문자가 없던 인디언들은 12월을 어떻게 불렀을까?...
* 무소유의 달 (퐁카 族)
* 침묵하는 달 (크리크族)
* 다른 세상의 달 (체로키 族)
* 작은 정령(精靈)들의 달(아니시나베 族)
* 늑대가 달리는 달(샤이엔 族)
* 나무껍질이 갈라지는 달 (수우 族, 북부 아라파호 族)
* 첫 눈발이 땅에 닿는 달 (동부 체로키 族)
* 큰 겨울의 달 (아파치 族, 무스코키 族)
* 물고기가 어는 달 (파사마쿼디族, 클라마트 族)
* 하루종일 얼어붙는 달 (벨리 마이두 族)
* 태양이 북쪽으로 다시 여행을 시작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남쪽 집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달 (주니 族)
12월을 가리키는 인디언들의 명칭은 의미가 매우 심장하다.
무소유의 달, 침묵하는 달, 작은 정령(精靈)들의 달, 첫 눈발이 땅에 닿는
달, 태양이 북쪽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남쪽 집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달...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오래전의 인디언들은 모두 다 시인이었던 듯싶다.
또 천문(天文)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각과 표현이 철학적이고 순수하며 매우 세밀해 자연의 변화나 천문의
움직임과 절묘하게 잘 맞는다.
중요한 것은 이 명칭들이 당시의 자연 현상과 거의 일치했다는 점이다.
인디언의 삶이 평소 자연과 사물, 계절의 변화를 얼마나 깊이 성찰하고
겸손한 마음과 경외하는 태도로 바라보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인디언 원주민은 지금으로부터 최대 17,000년 전
베링 육교를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베링 육교(Beringia)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에 해면이 저하돼 생겨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를 연결하는 육지를 말한다.
당시에는 강설량이 매우 적어 육로가 손상되지 않아 양 대륙으로 몇백
km까지 뻗어 있어 시베리아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
최근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길이만 12km인 12,000년 된 어마어마한
벽화(壁畵)가 발견됐다.
현재는 사라진 문명을 엿볼 수 있는 이 벽화를 어느 부족이 새겨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먼저 베링 해협을 건너고 아마존에
지난 몇천 년 동안 존재해온 두 주요 원주민 부족인 '야노마미'나 '카야포'
부족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벽화가 발견된 장소는 너무 외진 곳이라 영국과 콜롬비아 고고학 연구팀은
'세라니아 데 라 닌도사'에서 차로 2시간을 이동한 뒤, 다시 도보로 4시간을
걸어가서야 벽화를 발견했다.
인디언들은 친구를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단어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라고 생각한다.
이 신산하고 험난한 세상에서 친구의 슬픔을 자신의 등에 지고 손 잡고
걸어가는 것처럼 소중하고 고귀한 사랑이 또 있을까?...
친구의 슬픔과 고통에 연민을 품고 지긋이 묵묵히 바라보며 격려하는
사람처럼 고맙고 아름다운 사랑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미루'는 내게 그런 친구였다.
그만큼 소중한 친구였다.
12월엔 우리 모두 인디언 속담에서 말하는 이런 좋은 친구를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김시연 작가의 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12월 한 달도 즐겁고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상처로부터 치유되고, 하늘의 자비와 가호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세요.
정관(正觀) 김시연 작가
* 믿고 읽는 김시연 작가의 글...
(김시연 작가의 주 블로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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