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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추천 영화(2)

아라홍련 2020. 5. 3. 04:18




1. 패왕별희(覇王別姬) 디 오리지날

                                  

최근 중국에서 한국을 부러워하는 게 하나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꼽히는 27년 전 영화 <패왕별희>가 무삭제본으로

우리나라에서 5월 1일 개봉했기 때문이다.

무려 거의 3시간짜리이다.

기존엔 156분짜리였지만, 무삭제본인 171분 확장 버전으로 개봉했다.

중국에서는 무삭제본은 볼 수 없다.

27년 전 개봉 당시에도 중국에서는 촬영된 원본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모두 삭제시켜서 영화를 개봉하게 했다.

수출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중국 근대사의 암울한 그림자인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의 광풍(狂風)을

숨기고 싶은 조처(措處)였다.

영화를 개봉한 5월 1일, 1회차 영화를 관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극장이 만석인 것은 처음 목격했다.

그동안 영화 대부분을 혼자 보거나 두세 명이 보았다.

많아야 대여섯 명이었다.

딱 한번 스타워즈 개봉 당시 아이맥스관에서 20~30명이 영화를 본 적 있다.

한데 <패왕별희> 오리지날 개봉날 만석이 된 것이다.

물론 영화관에서도 '거리두기' 때문에 1줄 띄어서 만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3개월 만에 처음 목격한 장면이었다.

이는 전 세계 영화계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는 <패왕

별희>에 대한 영화 매니아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었다.

영화 <패왕별희>에 대한 소개는 사족이 필요없다.

한마디로 최고의 영화이다.

CGV에서 영화평이 이렇게 좋은 것은 <피아니스트의 전설> 이후에 처음

이다.

한마디로 감동의 아우성이다.

너무 강렬하고, 예술적이며, 심금을 울리는 영화라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3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이다.

<패왕별희>는 영화에 나오는 경극(京劇)의 이름이다.

경극은 중국의 오페라로 불리는 중국 문화의 꽃이다.

진나라의 초패왕과 애첩 '우희'의 이야기를 다룬 대서사극이다.

영화는 중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이 경극의 주인공인 두 남자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경극의 아름다움을 그린 영화이다.

전 세계 영화계에서 인정하는 중국 천카이거 감독의 작품으로 개봉 당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영화 매니아들의 평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가 많은 것을 볼 때 좋은

영화의 특징은 심금(心琴)을 울린다는 특징이 있다.

재미를 넘어선 '공감'에서 비롯된 감동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를 이루는 경극의 아름다움과 대서사, 노래는 관객들에게

감탄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물한다.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대단하다.

특히 '장국영'의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 세계 영화배우들 중에서도 이렇게 섬세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찾기

힘들다.

왜 팬들이 아직도 그를 잊지 못 하는지 이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극찬을 받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본래 4월 1일 개봉 예정이었다.

영화 주인공인 '장국영'이 세상을 뜬 날이기 때문이다.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지 17주기에 맞춰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

때문에 1개월 연기해 5월 1일에 개봉했다.

영화 <패왕별희>에서도 장국영은 경극 파트너인 남자를 사랑했다.

그 사랑은 한없이 외롭고, 쓸쓸하고, 일방적인 사랑이었다.

그 외로운 사랑에 지쳐 스스로 종국엔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한데, '장국영'은 현실 세계에서도 동성인 남자를 사랑했다.

그 사랑도 외롭고 신산했던 것일까?...

만우절 어느 날, 그는 마치 거짓말처럼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많은 돈을 동성 연인에게 남긴 채.

이 돈 때문에 '장국영'의 연인과 가족들간 송사가 대단히 시끄러웠다.

이런 종말은 우울증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사랑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우울증이 그런 비극적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래서 '장국영'이 전설로 남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패왕별희>는 원작이 있는 영화이다.

홍콩의 여성작가로 주로 역사 소설을 쓰는 '이벽화(李碧华) 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경극 <패왕별희>는 사면초가와 함게 '항우'와 애첩 '우희'의 비극적인

죽음을 담고 있는 고사()를 바탕으로 하는 한 작품으로 이 영화의

소재이자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소설을 쓴 원작자 '이벽화'는 영화 <패왕별희>의 시나리오 작업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난 이 영화를 보고 '무비 매니아'로 이런 평을 남겼다.

중국 근대사의 굴곡 진 정치사와 문화, 안타까운 사랑이

담긴 영화다.

경국 등 볼거리가 많고, 인간의 희노애락과 오욕칠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내용도 좋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또 몰입감도 대단하다.

한마디로 명작이다.


2. 라라걸

                                 

이 영화는 4월 15일 개봉한 신작이다.

벌써 20일이 다 돼간다.

개봉 영화관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상영하고 있다는 것은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관객수가 많지 않은 것은 아쉽다.

영화 <라라걸>은 경마(競馬)를 주제로 한 영화라 상당히 볼거리가 많고

무엇보다 실화이기 때문에 팩트에서 오는 감동과 교훈이 상당하다.

이 영화는 2015년 열린 세계적 경마 대회인 <호주 멜버른 컵>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우승자가 된 '미셸 페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호주 멜버른 컵>은 우승 상금 800만 달러(97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만큼이나 위험하고 거친 레이스로 악명이 높다.

155년 역사상 여성 참가자가 단 4명 뿐이었을 정도로 여성 경마인은

참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거친 경기이다.

한데 이런 대회에서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나온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사건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호주 멜버른 컵>의 우승자가 되기까지 그녀가 겪은

일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기 출전 3200번, 골절 16번, 낙마 사고 7번으로 뇌 손상이 와 전신

마비를 극복해야 하는 힘든 시간도 보냈다.

그리고 그 힘든 악재들을 극복하고 결국 2015년 <호주 멜버른 컵> 155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우승자가 됐다.

한마디로 인간 승리자이다!

이런 과정을 실화 그대로 영화로 만들었으니 그 긴박감과 몰입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 영화는 '미셸 페인'의 우승을 경기를 본 호주 출신 영화배우 '레이첼

그리피스'가 영화를 만들 결심을 해서 영화화 됐다.

첫 장편 영화인 <라라걸>을 감독한 '레이철 그린피스'는 이 영화로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각본도 여성 작가가 썼다.

또 호주의 떠오르는 배우인 <테리사 파머>가 주인공을 맡아 '미셸 파인'

역을 연기했다.

이렇게 여성 감독의 연출, 여성 작가의 각본, 비중 있는 여성 캐릭터, 이

세 가지 여건을 갖춘 영화인 <라라걸>은 그래서 <트리플(female)> 등급

영화이다.

트리플 등급 영화는 영화의 성 평등 지수를 평가하기 위해 2014년도에

<베니스 영화제>가 처음 도입한 제도이다.

올해 상영돼 화제성과 인기를 끈 영화 <작은 아씨들>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바로 '트리플 F 등급' 영화이다.

우승자인 '미셸 파인'의 삶 자체가 영화이다.

호주 경마업계에 종사하는 '페인'가()의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경마 기수가 된 '미셸 페인'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많은 장애를 극복해 결국 <호주 멜버른 컵>155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됐다.

그녀의 삶은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줄 게 자명하다.

<라라걸>은 교육적으로도 상당히 좋은 영화이다.

영화로서의 좋은 미덕을 많이 갖추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미셸 페인'의 친오빠 '스티브'가 영화에 직접 출연해

그녀의 마필 관리사 역할을 했다.

이 좋은 영화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 <라라걸>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좋은 영화이다.

강추한다.

3. '1917'

이 영화는 올해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영화인 <기생충>과

작품상을 놓고 끝까지 겨뤘던 영화이다.

영화를 개봉한 지 벌써 두달 반이 지났다.

전쟁영화라 대단히 스펙타클한 작품이다.

한데, 외화 중에서 이렇게 오래 상영하는 영화는 보기 힘들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신작들이 다 나가떨어질 때도 영화 <1917>은 살아남아

아직도 상영 중이다.

그만큼 대단한 작품이다.

이는 대단히 사랑받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은 영화라는 의미이다.

특히 남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작품이다.

군대 갔다 온 남자라면 이 전장영화를 보며 전율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영화 <1917>은 '원 컨티뉴어스 숏'을 사용하며 리얼리즘을 표방한 영화라

생소한 작품이다

카메라가 한 사람을 쫓아다니기 때문에 관객이 느끼는 몰입감과 긴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 상당히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긴장감이 장난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군대 갔다 온 관객들은 식은땀이 날 것이다.

히어로 영화, 액션 영화, 감성적인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의 가치를 알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 영화는 100년 전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적인 독일군 함정에 빠져 아군

아군 1600명미 몰살 당한 위기를 알리기 위해 적진(敵陣)을 홀로 돌파해 

아군을 구한 한 군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독일군의 계략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홀로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영국 병사가 하루동안 겪는 사투를 그린 영화로 실화이다.

영화는 <1917>의 감독인 '샘 멘데스'가 할아버지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샘 멘데스 감독은 영화의 맨 끝 장면에서 이 사실을 자막으로 밝혔다.

영화명 <1917>은 이 영화를 다루는 사건 연도인 1917년을 말한다.

정확히는 1917년 4월 6일, 전장터에서 생긴 일로 금요일부터 토요일 아침

까지 독일의 계락에 빠져 위험에 빠진 아군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하여

적군 점령지를 달리는 한 일등병의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이다.

세계에서 인정하는 촬영계의 거장이다.

영화 <1917>로 올해 제 92회 아카데미상 촬영상을 두 번째로 받았다.

'디킨스' 감독은 조명과 그림자의 강렬한 대비를 살려낸 특유의 영상미로

유명하다.

그래서 '빛의 마법사'라고 불린다.

세계적인 감독들이 모두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촬영계의 1순위인 진정한

장인이다.

<쇼생크 탈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파고> 등도 그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했다.

멘데스 감독과는 <007 스카이폴>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그가 촬영하면 영화가 모두 예술적이 된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만한 독특한 촬영기술로 전 세계인을 매혹시킨 디킨스

촬영감독은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부문에 총 14번 노미니이트

됐다.

결국 <블레이드 러너 2049>로 첫 번째 아카데미 촬영상을, <1917>로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번째 촬영상을 수상했다.

그래서 <1917>은 오히려 촬영감독이 더 유명하다.

좋은 영화,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화는 스토리만 중요한 게 아니다.

복합적인 여러 분야가 뛰어나게 조화를 잘 이루었을 때 작품이 빛이나고

이를 영화계와 관객들이 인정한다.

'디킨스' 촬영감독은 영화 <1917>에서 여러개로 나누어 찍은 장면을 하나로

이어붙여 마치 한 장면으로 보이게 하는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기법을 활용했다.

때문에 관객들은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가 두 병사와 함께 , 또는 주인공인

일등병과 함께 적 진지를 걷고 또 뛰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몰입감과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좋은 영화의 필수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관객을 이끄는 몰입력, 강렬한 흡인력

이다.

                                         

또 디킨스 감독은 자연광을 써야 했던 현장 특성을 완벽히 파안한 뒤 자신만의

조명 설계로 영화에 깊이감을 더했다.

주인공 '스코필드' 일병이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타오르는 불을 등지고

달리는 장면은 압도적인 콘트라스트 대비를 보여주며 <1917>의 명장면으로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 <1917>은 <기생충>과 끝까지 작품상을 다툰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라도 봐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두 달 반이나 상영하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라도 봐야 하는 영화이다.

좋은 영화는 그냥 재미로만 보는 게 아니다.

감동이 있어 하고, 몰입도가 높아야 하고,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영화의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빛을 발해야 한다.

그래야 작품의 가치가 있다.                        

영화 <1917>이 바로 그런 영화이다.

유수의 영화제에서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받은 대단한

영화이다.

한데 영화 <기생충>은 이런 영화를 꺾고 감독상과 작품상, 각본상, 그리고

국제영화상(전 외국어 영화상) 받았으니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또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까지 받았다.

한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고 또 아카데미상 작품상까지 석권한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두 번째 기록 이후 무려 65년 만의 일이다.

그만큼 <기생충>은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영화를 알아 볼 수 있는 능력도 지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한 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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