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기해년이 밝았다.
그레고리曆에서 첫 번째 달인 1월이다.
양력에서는 기해년이 시작됐지만, 음력에서는 설날이 돼야 비로소 새해가 된다.
그러나 동지(冬至)가 지나면 새로운 기운이 움트기 시작하고, 입춘(立春)이
되면 새해의 기운이 완연해진다.
우리나라는 특히하게 태양력에 태음력을 잇대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해년은 음력 1월 1일인 설날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2월 4일이 입춘, 2월 5일이 설날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시작'에 각별한 의미를 두었다.
이들은 해가 가장 짧은 동지 즈음 낡은 해가 죽고, 1월이 되면 다시 새로운 해가
떠오른다고 생각했다.
이를 기념해 로마인들은 '사투루누스(Saturnus) 축제'를 벌였다.
사투루누스는 로마 신화에서 농업을 관장아는 '농업의 신(神)'이다.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Kronos)와 동일시 된다.
영어 이름은 새턴(Saturn)으로 사투루누스 축제는 바로 '새턴네리아 축제'이다.
이 축제 때는 엄격한 주종 관계였던 주인이 노예에게 음식을 차려주면서 허물없이
어울려 놀았다.
이들은 한해를 시작하는 1월 한 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온전히 축제로 즐겁게
보냈다.
이 사루투누스 축제에서 섬김을 받은 신이 바로 '야누스(Janus)'이다.
야누스는 로마 종교에서 문간(janua)과 아치 길(janus)의 애니미즘적(animism)
수호신이다.
야누스는 하늘의 문을 열어 아침을 밝아오게 하고, 또 문을 닫아서 황혼(黃昏)이
찾아오게 한다고 알려진 신이다.
때문에 야누스는 로마에서 모든 문과 성문, 출입구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한해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달을 January로 한 것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됐다.
'두 얼굴의 신'으로 알려진 야누스 신을 뜻하는 1월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로마인에게 첫 달은 바로 '야누스의 달'이다.
문자는 없었지만, 자연을 경외하고 통찰력을 가지고 자연의 변화를 세밀하게
주시 했던 인디언은 1월을 이렇게 불렀다.
*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아라카 族)
* 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수우 族)
*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오마하 族)
* 눈에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주니 族)
*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테와 푸에블로 族)
* 바람 부는 달 (체로키 族)
* 해에게 눈 녹일 힘이 없는 달 (앨곤퀸 族)
* 위대한 정령(精靈)의 달 (아니시나베 族, 오지브웨 族)
* 바람 속 영혼들처럼 눈이 흩날리는 달 (북부 아라파호 族)
* 중심이 되는 달 (아시니보인 族)
* 겨울의 동생 달 (무스코키 族)
* 노인들 수염 헝클어지는 달 (크리 族)
* 북풍한설 부는 달 (파사마쿼디 族)
* 즐거움 넘치는 달 (호피 族)
* 짐승들 살 빠지는 달 (피마 族)
* 천막 안에서 얼음 어는 달 (라코타 수우 族)
* 늑대들 함께 달리는 달 (오글라라 라코타 族)
* 땅바닥 어는 달 (유트 族)
* 엄지 손가락 달, 호수가 어는 달 (크라마트 族)
* 인사하는 달 (아베나키 族)
새해의 시작인 1월을 표현하는 인디언 각 종족의 명칭이 놀랍기만 하다.
볼 때마다 자연을 관찰하는 세밀함과 순수함, 그리고 통찰력에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인디언들에게도 1월은 바람 불고, 눈 오고, 추운 시기였다.
그러나 1월은 새해를 맞아 인사를 나누는 달이고 또 즐거움이 넘치는 달이었다.
희망을 향해 꿋꿋이 일어나 의연하게 미래를 바라보는 뜻깊은 한해의 첫 달이었다.
정치가 혼탁하고 인간 심성이 살벌해질수록 인디언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이
그립기만 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과 신을 경외(敬畏)하며, 또 영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던
모습들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들에게 전해내려오던 참된 교훈과 인디언 관련 글을 읽으면 마치 정화(淨化)되는
느낌이다.
실제로 종교를 초월해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1월은 한해의 시작이다.
시작에는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그래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보는 눈을 가졌던 야누스는 이렇게 말한다.
희망과 불안, 사물의 앞과 뒤, 겉과 속, 현상과 본질을 두루 볼 수 있는 지혜로운
눈을 가지라고...!
한눈으로는 냉철히 과거를 살피고, 또 한눈으로는 의연히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선택적 사고를 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들은
무시하는 확증편향자들의 진실은 결코 진실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확증편향자의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1월엔 차분한 마음으로 계획을 잘 세워 올 한해에도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 믿고 읽는 김시연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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