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2월 31일 자정...
보신각에서 제야(除夜)의 종소리가 33번 타종되면서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제야란... '어둠을 걷어낸다.'는 뜻이다.
이 행사는 1953년 시작됐는데, 매년 새해맞이 행사로 보신각(普信閣)에 있는
종을 타종(打鐘)한다.
보신각은 보신각 종(鐘)을 걸기 위해 만든 누각(樓閣)을 말한다.
본래 이름은 종각(鐘閣)이었다.
지금도 전철역이 종각인 이유이다.
종각이 보신각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고종 32년(1895년) 보신각이라는 현판을
달면서부터이다.
태조(太祖) 때 만들어진 종각은 세종 때 개축했으나 임진왜란 때 종루와 종이
소실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옛 보신각 동종(銅鐘)은 세조 때 주조한 것으로,
1985년까지 제야의 종 행사 때 사용했다.
지금의 보신각은 6·25전쟁 뒤에 재건한 것이다.
또 보신각 종도 1985년에 새로 주조했다.
섣달 그믐 날 자정, 보신각 종을 33번 치는 것은 그믐 밤 사찰에서 종을 108번
치던 것에서 유래한 것아다.
조선시대에는 도성의 4대문(四大門)과 4소문(四小門)이 열리고 닫힘을 알리기
위해 보신각종을 치기 시작했다.
당시 보신각에서는 오경삼점(五更三點, 새벽 4시경)에 33번, 또 이경(二更,
밤 10시경)에 28번 종을 쳐서 통행금지가 시작되거나 끝났음을 알렸다.
조선시대에는 통행금지를 엄격히 시행했다.
오경에 치는 종을 파루(罷漏)라 했는데, 33번 타종하면서 통행금지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帝釋天, Sakra devanam indra)이 이끄는 33천
(天)에 고하여 그날 하루 국태민안(國太民安) 즉, 국가의 태평과 민의의 안정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통행금지가 풀린 것을 알리는 이경(二更)에 치는 종은 인정(人定)이라고 했다.
28번 종을 친 것은 우주의 일월성신(日月星辰, 해의 神과 달의 神 한 쌍과
별의 神인 28수(宿, 별자리)에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다.
내 역사소설 <이몽(異夢)>의 첫 장면도 인정(人定)에서 시작된다.
바루 종소리가 울리면 밤새 사대문을 지키던 군사들은 성문을
활짝 열고 사람들의 통행을 허락한다.
어젯밤 순라꾼들에게 잡혀 열음기막에 구치된 통금 위반자들은
곧 끌려나와 곤장을 맞고 난탕을 벌일 것이다.
초경 직후나 오경 직전 적발된 자는 곤장 열 대, 2경이나 4경 때
적발된 자는 스무 대, 3경 때 적발된 자는 서른 대.
곤장을 맞은 자들은 헤진 엉덩이를 부여잡고 저춤저춤 눈물바람
으로 돌아갈 것이다.
서른세 번째 종소리가 다시 목멱(남산)을 한 바퀴 휘감고 긴 여운을
남긴 채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몽 1권, 7p>
그 어느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저물었다.
정치적으로는 더할 수 없이 혼란스러웠고, 민생도 더할 수 없이 신산했다.
그래도 세월은 화살처럼 날아간다.
시간의 운행은 3중이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빨리 날아가며...
과거는 영구히 조용하게 서 있다.
우리는 또다시 존재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바라본다.
화살처럼 빨리 날아갈 현재에 서 있다.
그리고 미래가 눈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다.
무술년을 잘 마무리하고, 새 마음 새 에너지로 우리 모두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8. 12. 31.
정관(正觀) 김시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