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九月)은 가을의 초입(初入)이다.
예전엔 지금 이 시기를 '맹추지절(孟秋之節)'이라고 불렀다.
초가을... 첫가을... 개추(開秋)... 소추(小秋)... 조추(早秋)라고도 부른다.
그 뜨겁던 삼복염천(三伏炎天)도 바람의 神 아이올로스의 손짓에 따라 홀연히
사라졌다.
대신, 서늘한 갈바람이 뺨을 부드럽게 스치며 지나간다.
사바세계(娑婆世界)에서 자연의 질서 만큼 정확하고 분명한 것은 없다.
9월을 가리키는 September는 숫자 7을 의미하는 라틴어 septem에서 유래
됐다.
로마에서는 March가 첫 달이었기 때문에 9월은 본래 일곱 번째 달이었다.
9월에서 12월까지 영어 단어는 라틴어에서 그대로 따와 사용한다.
모두 라틴어 숫자에서 나온 단어들이다.
septem은 숫자 9가 아니라 7을 나타낸다.
원래 로마력에서 september가 7번째 달이었다.
한데, 쥴리어스 시이저(7월)와 아우구스투스(8월) 황제의 이름을 딴 두 개의
달이 추가되는 바람에 두 개씩 밀려나 결국 9번째 달로 바뀌었다.
때문에 10월, 11월, 12월 모두 본래 단어가 나타내는 숫자보다 2가 더 많은
달을 나타내고 있다.
고래로부터 가을바람은 '총각바람', 봄바람은 '처녀바람'이라고 불렀다.
가을은 특히 남심(男心)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남자의 감성이 예민해지고 또 감정적으로 흔들리기 쉬운 시기이다.
때문에 자칫 현실에서 일탈하려는 충동을 느낄 수도 있는 때이다.
남자가 가을을 타는 이유는 계절성 기분장애로 인해 신체와 감정의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뇌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송과선(松果腺, 솔방울샘)을 중심으로 생체 시계 역할을
하는 'Biological Clock'이라는 게 있는데, 이는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한데 모래시계처럼 꽉 찼다가 흘러서 텅 비워지게 되는 시점이 있는데, 바로
이 시점이 남자와 여자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여자는 봄에 찾아오는 반면, 남자는 가을에 찾아온다.
이때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확연한 변화를 느끼게 되는데, 이는 일조량이나
기온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고래로부터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건 이런 생물학적 이유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여자는 '봄바람이 난다'고 표현하는 반면,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달리 표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 시계(brainclock, internal clock)의 주기는 15일에서 1년까지 다양한데,
대부분 일 년에 한 번씩 그 변화가 극심하게 나타난다.
한데 여자는 봄에 그 주기가 찾아오는 반면, 남자는 가을에 찾아온다.
때문에 여자는 봄에 마음이 들뜨고 개방적이 되는 반면, 남자는 가을이 되면
왠지 sentimental해지고 감정적이 되며 또 우울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때론 충동적으로 변해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이를 용기 있게 실행에
옮겨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남자는 여자와 달리 가을이라는 계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문자가 없는 인디언들은 9월을 어떻게 불렀을까?...
* 아주 기분 좋은 달 (모호크 族)
* 옥수수 거두는 달 (테와 푸에블로 族, 주니 族, 아베나키 族)
* 검지 손가락 달, 춤추는 달 (클라마트族)
* 검정 나비의 달 (체로키 族)
*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달 (키이오와 族)
* 사슴이 땅을 파는 달 (오마하族)
* 어린 밤 따는 달 (크리크 族)
* 풀이 마르는 달 (수우 族, 북부 아라파호 族, 샤이엔 族)
* 다 거두는 달 (호피 族)
* 도토리의 달 (위쉬람 族, 후치놈 族)
* 도토리묵 해먹는 달 (푸트힐 마이두 族)
* 소 먹일 풀 베는 달 (유트 族)
9월은 독서(讀書)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젠 여름내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좋은 책을 찾아 읽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평생 밥벌이에 도움이 되는 책, 말초신경만 건드리는 책만 읽거나 또는 아예
책을 읽지 않으면, 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한 채 평생 지식 장사꾼으로 살거나
또는 평생 인격 장애자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배운 자의 사명을 모른 채 평생 갑질만 일삼고, 악업(惡業)만
쌓으며 살아가게 된다.
때문에 교육적, 사회적으로 그 폐혜가 상당하다.
패거리를 만들면서 주변에 계속 지식 장사꾼들을 양산해내기 때문이다.
돈이 많거나 학력만 높으면서 영적인 수준이 낮을 경우, 직장이나 조직 또는
사회에서 온갖 갑질을 일삼으며 죄업을 쌓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 사이코패스로
나타난다.
이런 인생을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고, 또
인격을 고양시키고 영적 성장을 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다양하게 읽으면서 평생
영적인 성장을 도야(陶冶)하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탐욕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책 읽기는 탐욕과 무지, 아만심(我慢心)만
늘어나게 만든다.
인간 본질을 깨닫고 영혼을 성장시키는 좋은 책들을 찾아 다양하게 읽는 노력을
기울일 때, 영혼은 발전하고 한층 성장한다.
한 인간의 영적인 수준을 알려면, 어떤 책을 좋아하고 또 많이 읽었는가를 보면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인간은 꼭 자기 수준만큼의 책만 골라서 읽는다.
자신의 수준 이상의 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또 이해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밥벌이를 위한 책이나 감정의 표피만 긁어대는 흥미 위주의 가벼운 책들만
선호하게 되면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왜곡되고 편협하며, 또한 영적 수준이
낮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이런 책들과 막장 드라마, 저급한 자기계발서가 인기 있는
것은 지금 세상이 오탁악세(五濁惡世)의 끝자락인지라 혼돈과 혼탁의 극치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자중자애(自重自愛)하고, 인격을 도야하며, 영적인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야만 한다.
인간의 본질(本質)을 탐구하는 책들은 당신의 영혼을 위로하고, 한 단계 더
높은 영적 성장의 단계로 인도할 것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그 책이 바로 당신 지성의 수준이자 또한 영혼의 수준이다.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는 이렇게 말했다.
양서(良書)를 읽는다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걸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對話)를 나누는 것과 같다.
왜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지 가장 극명하게 설명해주는 명언이다.
책을 읽고 그 속에서 삶의 교훈과 영혼의 양식을 얻기 위해서는 철저히 고독(孤獨)
속에 침잠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런 훈련이 되지 않고 설렁설렁 재미로만 책을 읽어서는 영적인 교훈이나 영적인
성장을 위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힘들다.
진정한 독서인은 홀로 앉아 책에 심취하고, 책과 대화를 나누며, 책의 즐거움에
담뿍 젖을 수 있는 사람이다.
만일 돈벌이가 되기 위한, 밥벌이를 위한 책들과 흥미 위주의 가벼운 책들만
읽는다면 영적으로 그 어떤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
지구별에 와서 괜히 죄업만 짓고 쾌락만 추구하며 온갖 갑질만 일삼다가
결국 영혼에 아무 발전도 이루지 못한 채 가게 된다.
'마종기'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만큼 살아보니까 아름다운 것은 대개 외롭거나
또는 혼자이고, 옳다는 것은 대부분 외톨이었다.
노시인이 인생의 본질(本質)을 꿰뚫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은 단독자(單獨者)이다.
그래서 인생이 비장한 것이다.
누가 대신 살아줄 수도, 누가 대신 숙제를 해줄 수도 없으며 또 누가 대신 영적인
발전을 이루게 해줄 수도 없다.
오직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신만이 영혼을 성장시켜 나갈 수가 있다.
바로 인간이 지구별에 온 목적이자 사명이다.
때론 침묵하고, 때론 깊이 사유(思惟)할 수 있어야만 한다.
시인의 말처럼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결국 외로운 것이며, 패거리가 아닌
단독자로 있을 때 가장 양심이 바르고, 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독과 친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 꾸준히 자기성찰을 하면서 마음챙김을 치열하게 훈련해야만 한다.
이 세상에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절로 영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뤄야만 한다.
9월엔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을 벗하며 차분히 자신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좋은 책들을 다양하게 접하고, 영적으로 충만하며, 또 보람있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정관(正觀) 김시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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