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의 봄은 산벚꽃이 안다
봄이라고
모든 나무가 꽃 피우는 건 아니다
나무의 나이테엔
그 나무의 전생
또 그 전생의 전생이 기록되어 있다
아니,
그 후생까지
아름다운 타원형 속에 비밀스레 내장되어 있다.
따라서 우연한 봄날
우연히 꽃 피우는 나무란 없다
거역할 수 없는 윤회의 법칙처럼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순환
그래서 저 벚꽃
일생 중
오로지 4월의 미풍에만 황홀하게 전율한다
내 몸속
수천억 개의 세포는
내 전생의 잎,
잎들...
그래서 당신, 그 봄날 같은 입김에
그토록 뜨겁게 반응했던...
<박이화, '그리운 연어'중에서>
* 김시연 작가의 주 블로그는 네이버(Naver) 블로그입니다.
앞으로네이버 블로그로 방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