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입니다.
해 질 녘 먼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
울음소리들 따라 길이 살아남고
먼 들 산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흙이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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