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
* 8월의 영어 이름 어거스트(August)는 줄리어스 시저의 후계자이자 조카인 옥타비아누스
(Gaius Julius Caesar Octavianus)가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되었을 때, 그에게 붙여준
외경(畏敬)을 뜻하는 존칭인 어거스투스(Augustus)에서 유래한 것이다.
본래는 1년을 10개월로 나눈 로마의 달력에서 6번 째 달을 뜻하는 섹스틸리스(Sextilis)로
불렸다.
라틴어인 섹스틸리스(Sextilis)는 원래 '여섯째'라는 뜻을 가진 8월의 달 이름이었다.
그러나 1년을 12개월로 개정해 시저의 달력을 완성한 어거스투스(Augustus Caesar)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서 BC 8년에 August로 바꾸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은 1582년 로마의 교황인 '그레고리우스' 13세에 의해
확정 선포된 그레고리曆(Gregorian calendar)이다.
양력(陽曆), 즉 태양력(太陽曆)을 말한다.
그 이전까지는 로마에서 쓰는 달력과 애굽(Egypt)에서 쓰는 달력이 각각 달랐다.
당시 로마와 애굽에서 사용하던 달력은 모두 음력(陰曆), 즉 태음력(太陰曆)이었다.
옛날에는 태양력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태음력에 의해 달력, 즉
책력(冊曆)이 만들어져 사용됐다.
음력은 지역이나 종족에 따라 동.서양에서 오랫동안 다양하게 사용돼왔다.
로마인들에게 달력은 농사의 시기를 알 수 있는 단순한 책력이 아니었다.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모두 함축하고 있어 시민의 시간과 행동을 조정하고 규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때문에 달력을 신전(神殿)의 벽에 크게 게재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문자가 없던 인디언들은 8월을 어떻게 불렀을까?...
*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퐁카 族)
*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 (쇼니 族)
* 기러기가 깃털을 가는 달 (수우 族, 북부 아라파호 族)
* 버찌가 검어지는 달 (아시니보인 族)
* 열매를 따서 말리는 달 (체로키 族)
* 새끼오리가 날기 시작하는 달 (크리 族)
* 모두 다 익어가는 달 (크리크 族)
* 즐거움에 넘치는 달 (호피 族)
* 입사귀가 벌써 생기를 잃는 달 (카이오와 族)
* 기분 좋은 달 (모호크 族)
* 많이 거두는 달 (무스코키 族)
* 엄지손가락 달, 산딸기 말리는 달 (클라마트 族)
* 깃털이 흩날리는 달 (파사마쿼디 族)
2016년 8월은 병신년(丙申年) 병신월(丙申月)이다.
병신년의 기운과 특징이 가장 응축된 달이라고 볼 수 있다.
천문의 흐름으로 볼 때, 매우 시끄럽고 또 조화롭지 못한 기운이 팽배하는 한 달이다.
개인이나 국가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이다.
이런 불안한 시기를 무탈하게 잘 지내려면 수신(修身)과 적선(積善), 탐욕(貪慾)의
절제가 최선의 방책이다.
무엇보다 마음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쌓은 덕(德)과 선(善)만큼만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또 영적인
발전을 이룰 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 병신년인 1896년 2월 11일...
조선의 국왕 고종은 대한제국 때 순헌황귀비가 된 엄상궁의 기지로 아관파천(俄館播遷)을
단행한 뒤 친러 내각을 구성했다.
민비의 최측근으로 대령상궁이던 엄상궁은 30대 초반에 왕의 승은(承恩)을 입고 궁궐에서
쫓겨나 10년 간 도피 생활을 했다.
그리고 1895년 왕비 시해사건이 일어난 을미사변 직후, 5일 만에 다시 입궁했다.
아관파천은 엄상궁과 친러 세력들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금이 궁궐을 버리고 러시아 공관에 머물며 친러 내각이 구성되자 이번엔 친러 세력이
활개를 치게 돼 각종 이권이 러시아의 손아귀로 넘어갔다.
함경북도의 경원, 경성의 광산 채굴권, 압록강 유역 및 울릉도 삼림 채벌권 등이 모두
러시아인의 소유가 됐다.
승은을 입은지 10년 만에 러시아 공사관에서 40대 몸으로 다시 왕을 모시게 된 엄상궁은
이 해 영친왕 은(垠)을 회임해 대한제국 당시 왕비가 없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왕비
역할을 했다.
유례없는 황귀비(皇貴妃)로 불리며 '순헌황귀비'가 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고종은 여장부인 순헌황귀비가 살아있는 동안 후궁을 두지 못했다.
다음 해인 1897년 대한제국(大韓帝國)이 선포됐기 때문에, 120년 전인 1896년의
병신년은 '조선 '이라는 국호(國號)를 사용한 마지막 해가 됐다.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심보', 즉 '마음보'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들은 직접적인 인과관계(causality)를 맺고 있다.
때문에 늘 덕을 쌓고 선한 생각과 옳은 행동을 하도록 항상 노력해야만 한다.
특히 8월은 겸허한 마음으로 은인자중(隱忍自重) 살아가야 할 때이다.
* 믿고 읽는 김시연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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