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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동지(冬至)

아라홍련 2015. 12. 22. 03:57

 

    

                    

 

         오늘은 동지(冬至)이다.

         고대에는 태양력(太陽曆)에 의해 자연이 변화되는 것을 24등분 해서 24절기로 나누었다. 

         24절기 중, 22번 째 절기가 바로 동지이다.

         태양의 황경이 270도에 도달하는 때를 말한다.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져 밤의 길이가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때이다.

         하지만 남반구에서는 이와 반대로 오늘이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가 된다. 

         <한국천문원>에서 밝힌 2015년 동지 절입(節入) 시각은 22일 13시 48분이다.

         '절입'이란... 절기에 드는 시간을 뜻한다.

         올해의 동지는 중동지(中冬至)이다.  

         음력으로 11 10일 안에 동지가 들면 애기동지라 하고, 11일~20일 사이에 들면 중동지

         (中冬至) 라고 했다.

         또 동지가 11 21~30일 사이에 들면 노동지(老冬)라고 불렀다.

         애기동지에는 팥죽 대신 팥 시루떡을 해먹었고, 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어먹었다.

         올해는 중동지이기 때문에 팥죽이나 팥 시루떡 중에서 하나를 해 먹으면 된다.

​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이라는 독특한 세시풍속을 

         형성해 특별한 미를 부여했다.   

         고려(高麗) 때는 동지(冬至) <9대 명절>에 당당히 들어가 있었다.

         조선 초까지도 동짓날은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즐거운 명절로 지냈다.       

         본격적인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명절을 대폭 줄여 <4명절>로 설과 한식, 단오, 추석을

         두었다.

         하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 왕실에서는 동지(冬至)를 명절만큼 성대히 보낸 것을 알 수가

         있다.  

         즉 조정에서는 4대 명절 외에도 춘분과 추분, 또 하지와 동지 등 중요한 절기를 휴무로 정해서 

         관원들이 이 날 하루, 집에서 쉬도록 배려했다.

 

         왕은 동짓날, 신하들에게 책력(冊曆) 전약(煎藥) 하사했다.

            관상감(觀象監)에서 책력을 만들어 바치면, 왕은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를 찍어서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전약은 내의원(內醫院)에서 소의 다리와 소가죽, 소머리를 넣고 잘 고은 후, 관계(官桂)

         생강, 정향, 후추, 대추, 아교 등을 섞어 기름에 굳힌 것이다.

         지방질과 단백질이 많은 전약은 약성이 따뜻해, 악귀를 물리치고 추위를 막아 몸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다.

         한편, 민가(民家)에서는 동지 때 팥죽을 쑤어먹고, 책력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책력은 농경사회에서 생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요긴하게 사용되던 생활의 지침서였다.   

         뱀을 나타내는 () 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이면, 악귀가 들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해 동지부적(冬至符籍)을 만들기도 했다.  ​   

               

         동지(冬至)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때는 '태양이 소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동지를 아세(亞歲)라고 해서 '작은 설날'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엔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여,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명절처럼 보냈다.

          설날에 떡국을 먹고 나이 한 살을 더 먹듯, 동지 때는 팥죽을 한 그릇 먹어야만 나이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했다.

          는 동지를 신년(新年)으로 생각하던 고대의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역경(易經, 周易)에는 태양의 시작을 동지로 보고, 복괘(復卦)로 11월에 배치했다.

          때문에 중국의 주()나라와 진()나라에서는 음력 11월인 자월(子月)을 세수(歲首)

          삼았다.

          동지를 새해의 시작인 '설'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때 천지 신명과 조상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이는 동지가 절기상 '가는 해의 끝'이자, '오는 해의 시작'으로 () 기운이 처음으로

          태동하는 때이기 때문에, 진정한 새해의 첫 날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의 책력과 풍속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져, 동지가 지나면 새해가 시작된

          걸로 간주했다.

                                                   

          동지(冬至)는 서양에서도 각별히 지냈다.

          고대인들은 이 때를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 경사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축제를 벌이며 태양신(太陽神)에게 제사를 지냈다.

          동지는 땅과 하늘에서 태양의 부활이 느껴지고, 모든 사물에 역동하는 힘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또 동지는 사흘 후에 있을 12월 25일, 성탄절(聖誕節)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동지(冬至)엔 왜 팥죽을 먹는 풍습이 생겼을까?...

          팥죽의 재료인 팥은 붉은색이다.

          붉은색을 띄고 있는 팥은,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역할을 한다.                

          부정 타지 말라고 팥을 뿌리는 건, 붉은색을 싫어하는 잡귀를 쫓아내는 것으로 액을 막는

          행위이다.

          적색(赤色)은 전 세계의 귀신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색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붉은 열매를 맺는 산사나무(아가위 나무)를 집 주위 울타리나 정원수로

          심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붉은 색깔의 열매가 달리는 산사(山査) 나무는 5월을 대표한다고 하여 'may flower'라고

          부른다.

          영국에서 아메리카 신대륙을 찾아갈 때 탔던 배의 이름이 바로 'may flower'이다.

          이 명칭을 사용했던 건, 마귀와 벼락을 쫓아준다는 가시 있는 붉은 열매나무가 달리는 산사

          나무가 갖는 벽사(辟邪)의 의미 때문이다.

          1620 916일, 102명의 청교도를 싣고 미지의 신세계를 향하는 배의 무사 안녕을 기원

          하기 위해 여객선의 이름을 공모했을 때, 'may flower' 선정돼 배의 이름으로 사용됐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쓰신 가시 면류관도 산사나무이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Moses)의 형으로,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 힘써 도왔던 유대인

          최초의 대제사장인 아론(Aaron)의 지팡이도 바로 산사나무이다.

          크리스마스 장식 때 붉은 열매의 산사나무 가지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동지(冬至)는 일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음()이 극에 이르는 때이다.  

          하지만 바로 동짓날을 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양()의 기운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한다.

          동지를 기점으로 다음날부터 해가 조금씩 점점 높아진다.

          자연의 신묘하고 현현한 섭리이다.

          왜 인간이 교만하면 안 되는지, 또 왜 인내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면 안 되는지를 역설적으로

          가르치는 자연의 소중한 혜훈(惠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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