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해(苦海)다.
이는 삶의 진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진리이다.
석가는 사해 가운데서 삶을 가장 큰 고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삶은 더이상 고해가 아니다.
다시 말해...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이를 수용할 때,
삶은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다.
왜냐하면...
비로소 삶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어렵다는 이 쉬운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삶은 쉬우며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 나머지,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와 어려움이 가혹하다고
불평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문제만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왜 다른 사람들은 당하지 않는데 자신과, 가족이나,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만 이같이 고통스런 문제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불평한다.
삶이란...
문제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다가오는 삶의 고통스런 문제들을
계속 껴안고 살아가야만 하는걸까?
아니면 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과연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훈련이란...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이런 과정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다.
미약한 배움으로는 부분적인 해결밖에 하지 못하며,
혼신의 힘을 다한 배움만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삶의 문제를에 직면해서 해결하는 과정은...
삶 그 자체의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어렵다.
삶의 문제들은 우리를 괴롭고, 비참하게 만들거나...
외롭고 슬프게 하기도 하며...
때론 죄책감, 분노, 두려움, 초조, 절망 속으로 던져놓기도 한다.
삶의 문제들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육체적으로 불편하고 아픈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불편하고 아프게 한다.
우리가 삶의 문제들을 '문제'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듯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계속되므로
삶이란...
항상 어렵고,
기쁨만큼이나 많은 고통으로 가득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는 전체적인 과정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
삶의 승패는...
그 문제들을 얼마나 해결하냐에 있다.
문제들은 우리에게 용기와 슬기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없던 용기와 슬기를 만들어 내게까지 한다.
영적으로 정신적인 성장은...
문제에 직면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정신적 성장을 자극하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도전적인 태도를
격려해야 한다.
우리는 문제에 부딪쳐 해결해보고 애쓰는 가운데,
배우고 또 성장하는 것이다.
'벤자민 플랭클린'의 말대로...
고통은 가르침을 준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들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환영하며,
더 나아가서는 문제가 주는 고통까지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현명하지 못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고통을 두려워하고, 가능한 한 문제들을 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문제를 질질 끌면서 저절로 없어지기를 바란다.
무시하거나 잊어버리려 하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여기려 한다.
우리는 문제들에 대해 정면으로 대항하지 않고,
주변을 맴돌면서 달아나려고만 한다.
그러나 문제와 고통을 피하려는 이런 태도가 바로
정신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우리들 대부분은 이런 경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건강한 사람은 드물며,
누구나 어느 정도는 문제가 있는 셈이다.
'칼 융'은 이것을...
"노이로제(신경증)란, 항상 마땅히 겪어야 할 고통을
회피한 결과이다." 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결국에 가서는
피하려고 했던 바로 그 고통보다도,
피하려고 하는 마음이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
신경증 자체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어떤 경우이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하며,
그때 생겨나는 고통을 회피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정신적인 성장을
거부하는 것이 되고 만다.
우리 자신과 자녀들은 고통을 겪는 것이 필요하고,
고통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과...
문제들을 직접 당면해서 고통을 체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우리 자신과 자녀들이 스스로 이런 가르침을 체득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고통을 감내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Morgan Scott Peck, 임상정신분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