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시간 째 베란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 나이에 이런 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게 말이 되는가?..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책과 논문들을 읽다보면, 고달픔에 절로 한숨이
흘러나온다.
미명(未明)에 외로움에 떨다가 동틀 무렵 커튼을 젖히고 밖을 내다보면
새로운 시간, 새로운 미래와 마주하며 엄숙한 마음이 든다.
오늘은 주로 논문을 읽었다.
읽어야 할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식사를 제 때 할 수도, 또 준비하기도 힘들어 잡채를 만들어 하루를 때웠다.
<5분 안에 만드는 '기름에 볶지 않는 잡채'는 맛이 기막히다.
파는 잡채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맛있다.>
<아! 밖에 나가고 싶다.>
<좀 나갑시다.>
<왜 어제부터 베란다에서 이러고 있는데...??>
<쫌 나가요. 밖으로 나갑시다, 응? 응?... 안 그럼 나 삐칠거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