吉凶禍福有來由, 但要深知不要憂.
只見火光燒潤屋, 不聞風浪覆虛舟.
名爲公器無多取, 利是身災合少求.
雖異匏瓜難不食, 大都食足早宜休.
~* 백거이(白居易) *~
길흉화복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원인은 깊이 살피되, 두려워하지 마라.
불길이 윤택한 집을 태우는 것은 보았으나
풍랑이 빈 배를 뒤집었단 말은 못 들었네.
명성은 공적인 것이니,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이득은 몸의 재난이 되니, 적당히 탐하여라.
표주박과 달라서 안 먹을 수는 없겠지만
배부름이 느껴지면 먹기를 멈추는 게 마땅하다.
* 백거이(白居易, 772~846)
당(唐)나라의 대시인(大詩人).
자(字)는 낙천(樂天), 호(號)는 향산거사(香山居士).
그러나 우리에게 더 익숙한 백거이의 호는 바로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술... 하면,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백거이'이다.
술에 있어서는 시선(詩仙) 이백과, 시성(詩聖) 두보와 견주어도 결코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얼마나 술을 좋아했는지 '취음선생'이란 호까지 사용했다.
그가 남긴 2,900여 수의 시 중에서 음주시(飮酒詩)가 무려 800여 수에 달한다.
중국 문학인 중 최고의 술꾼으로 알려진 이백과, 두보, 이청조, 백거이가 만약
대작을 한다면, 과연 누가 술이 가장 세어 끝까지 남아있을지 그것이 참으로
궁금하다.^^
'백거이'에게는 친구가 셋 있었다.
바로 술과 시(詩), 그리고 거문고이다.
그가 쓴 북창삼우(北窓三友)라는 詩를 보면 그의 세 친구를 알 수 있다.
오늘 북창 아래에서 (今日北窓下)
무엇 하느냐고 스스로 묻네 (自問何所爲)
기쁘게도 세 친구를 얻었는데 (欣然得三友)
세 친구는 누구인가? (三友者爲誰)
거문고를 뜯다가 술을 마시고 (琴罷輒擧酒)
술을 마시다 문득 시를 읊으며 (酒罷輒吟詩)
세 친구가 번갈아 이어받으니 (三友遞相引)
돌고 돎이 끝이 없구나 (循環無已時)
만년에 낙양의 용문 <향산사>에 은거하여 참선에 열중할 때는, 이런 명언도
남겼다.
첫째는, 참선만 한 것이 없고,
둘째는, 술에 취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左
拾遺) 등의 직위에 올랐다.그때 지은 시가 바로 그 유명한 비파행(琵琶行)이다.
이 詩는 장한가(長限歌)와 함께 백거이의 대표적인 시로 꼽히는 작품이다.
서유럽에서는 <비파행(琵琶行)>을 <장한가>에 대응하는 류트송(Lute Song)으로
평가할 정도로 유명한 시이다.
그러나 백거이는 스스로를
'어옹(漁翁)'이라 칭하며 만족해했다.성품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위의 시 <감흥>에서 부귀영달과 명리, 본능적인 탐욕을 버리라고 충고할 수 있는것도, 인
생의 비밀을 이미 터득한 그의 담백한 삶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특히, 백거이는 인간관계가 좋아 훌륭한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