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나 그대를 생각함은...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 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는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