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연꽃과 벚꽃이다.
연꽃은 깨달음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神話)에서는 연꽃의 열매를 먹으면 이 세상의 괴로움을 잊고 즐거운
꿈을 꾸게 된다는 상상의 식물로 나온다.
그만큼 신비한 꽃이다.
... 그래서 나는 연꽃을 좋아한다.
나도 때로 사바세계(娑婆世界)의 괴로움을 잊고, 즐거운 꿈만 꾸고 싶다.
Max Folmer의 음반 Lotus Moon을 즐겨 듣는 것도 연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선율로 달과 연꽃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 음반을
들으면... 마치 우주의 신비 속에서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 같은
신묘한 느낌을 받곤 한다.
연꽃은 내가 쓴 역사소설 이몽(異夢)에도 여러번 나온다.
"인생은 연꽃잎 위에 내리는 빗방울과 같다."...
* 화창한 봄날...
꽃비로 하늘을 아득히 수놓고, 때론 바람결 따라 눈송이처럼 하늘을 날아다녀
사바세계를 몽환적으로 만드는 벚꽃의 만개한 열정적인 자태를 좋아한다.
벚꽃은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제주도가 원산지이다.
1910년 대에 일본과 제주도를 오가며 무역을 하던 일본 상인들이 제주도 산벚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묘목을 가져다가 도쿄의 우에노 공원에 심기 시작한 게 일본
벚꽃의 시작이다.
담홍색(淡紅色) 겹벚꽃이 만발해 바람의 신(神) '아이올로스'가 손짓할 때마다
꽃비가 난분분 흩날리기 시작하면, 일순간 현실세계가 아닌 환상의 세계로 순간
이동된 듯 느껴져 감탄사가 제풀로 흘러나오고, 입가엔 저절로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