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좋아하는 시(詩)
우화의 江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 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마종기(馬鍾基) *~
* 내가 정말 좋아하는 詩!
친구나 우정에 대한 시인의 마음이 내 마음과 똑같다.
난...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삶의 철학과 깊은 사유, 명징한 단어와 유려한
리듬이 아주 썩 마음에 든다.
젊은 시인들이 겉멋이 들어 화려한 수사나 말장난 같은 난해한 시를 쓰는 것에
비하면, 그의 시는 단연 발군이다.
마종기 시인의 시는, 인생에 대한 깊은 사색과... 치열한 삶의 언저리에서
건져낸 지혜 등... 다른 시인들 시에서는 좀체로 발견하기 힘든 소중한 덕목들을
진실되이 정갈하게 담고 있다.
그는 언젠가 이런 명언(名言)을 남긴 적도 있다.
이만큼 살아보니까 아름다운 것은 대개 외롭거나 혼자이고,
옳다는 것은 대부분 외톨이었다...
시인은 이미 인생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었다!^^
인생은 단독자(單獨者)이다
그래서 인생이 비장한 것이다.
누가 대신 살아줄 수도... 누가 대신 숙제를 해줄 수도... 또 누가 대신 영적 발전을
이루게 해줄 수도 없다.
돈이나 권력, 명예로도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절절이 깨닫게 되는 진실이다.
그의 말대로,
아름다운 것은 대개 외롭거나, 혼자이고...
옳다는 것은 대부분 외톨이다.
... 그게 바로 인생의 본질이다!
* 이 글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