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알고 있다시피 난 진정한 음악 애호가이다.
취재나 운동을 위해 외출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에 평균 12시간 정도 음악을 듣는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직업적 특성상 가능한 일이다.
난 책을 읽을 때도... 작업을 할 때도... 공부할 때도... 명상을 할 때도 음악을 듣는다.
또 바느질을 할 때도... 다림질을 할 때도... 청소를 할 때도... 부엌일을 할 때도 음악을
듣는다.
그러니 하루종일 음악을 듣는 셈이다.
평소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내 성향처럼 난 음악도 결코 편식하지 않는다.
클래식부터 뉴에이지, 샹송, 팝, 칸쏘네, 그레고리안 성가, 가곡, 국악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을 듣는다.
명상음악도 각 나라별로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음악을 듣는다.
특히 나는 악기별로 골라 듣는 음악을 좋아한다.
피아노, 기타, 첼로, 플룻, 바이올린, 비올라, 하프, 색소폰, 트럼펫, 아코디언, 반도네온,
비파, 대금, 퉁소, 가야금, 거문고 등 그때그때 마음에 끌리는 음악을 악기별로 골라 듣는
걸 좋아한다.
인디언 플룻(Indian flutes) 연주도 아주 좋아한다.
때문에 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앰프와 유닛, 스피커를 매우 중시하는 편이다.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지만, 난 오랫동안 피아노를 배웠다.
나의 예술성은 문학(文學)과 음악(音樂)에 기인한다.
30代에는 피아노 개인 레슨을 하기도 했다.
한데 얼마 전, 책상에 쌓이는 책을 더이상 주체할 수가 없어 결국 오디오가 있던 자리까지
책장을 들여놓게 됐다.
심지어 장식장이 있던 자리도 책장이 차지했다.
그러다 보니 오디오가 제자리를 잃고 구석자리로 밀려나게 됐다.
이후부터 이상하게 오디오에서 명반을 자주 듣지 않게 됐다.
대신 작은 오디오에서 CD가 아닌, 라디오를 자주 듣기 시작했다.
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본래의 오디오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해져 갔다.
수준높은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앰프와 스피커가 점점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오디오를 제대로 설치할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둘러봐도 전부 다 책장뿐이다.
그래서 요즘 양질의 음악이 듣고 싶을 땐, 훌쩍 버스를 타고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스피커를
만드는 공방을 간다.
세계 명기(名器) 스피커를 거의 완벽하게 복기하는 곳으로 유명한 그곳에 가면, 음악의 쟝르
별로 그에 각각 맞는 스피커에서 최고의 음악을 들을 수가 있다.
꼼짝하지 않고 한자리에 앉아 몇 시간씩 음악을 들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음악에 심취한다.
그 정도로 대형 스피커의 성능이 정교하고 대단하다.
음악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빈티지 스피커 3大 명기(名器)는 영국 탄노이社의 '오토그라프'와
독일 클랑 필름社의 '비오노르', 그리고 미국 웨스턴社의 '16a 혼' 스피커를 꼽는다.
나는 오랫동안 음악을 들어왔고, 또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에 이 대표적인 각각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질의 특징과 그 차이를 모두 구분해낼 수가 있다.
연휴가 끝나는 날!...
3대 명기(名器)로 음악을 듣는 호사를 누리고 왔다.
<영국 '탄노이'社의 오토그라프 80% 축소 모델, 15인치 동축 유닛>
<독일 '클랑 필름'社의 비오노르 축소 모델>
<미국 '웨스턴'社의 16a 혼의 축소 모델>
스피커를 음악의 생명으로 생각하는 이쪽 세상은, 보통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하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음악 애호가들만 그 가치를 인정하는... 한마디로 별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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