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졸렬한 재주로 난국을 당하고, 왜적의 우두머리가 재차 움직여
어지러운 세상이 된 가운데서 '근심 우(憂)' 字만 생각났습니다.
다행히 별장 최균(崔均), 최강(崔堈)의 힘을 입어 웅천(熊川,진해)의 적을
크게 이기고, 또다시 바다에 떠 있는 적장을 사로잡으니 마음이 톰쾌합니다.
그저 밤낮으로 기원하는 것은... 우리 임금의 수레를 한양에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군무(軍務)가 어지럽고 심히 바빠 이만 줄입니다.
충무공은 전쟁터에 있으면서도 오로지 나라 걱정, 임금 걱정 뿐이다.
또 편지에는 벗을 아끼는 마음과 함께,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다하는 충정이 절절히
담겨있다.
공직자는 항상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가의 녹(祿)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사리사욕을 우선하고 싶다면, 결코 공무원이 돼서는 안된다.
때문에 공직자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국민을 지켜줘야만 한다.
... 그게 바로 국가와 공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충무공은 특히 전쟁터에서 부하들을 많이 잃지 않은 장수(將帥)로 유명하다.
군율을 엄히 다스리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한데, 평소 군율과 기강을 어긴 부하들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사정없이 처벌했다.
이때만큼은 더할 수 없이 극엄(極嚴)했다.
왜일까?...
그래야만 전쟁에서 이기고 또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위기상황 시, 지휘관 본연의 임무이다.
마찬가지로 국가에는 법률과 기강, 국민에 대한 의무가 있다.
국민만 국가에 대해 의무가 있는 게 아니다.
국가도 국민에게 의무와 엄중한 책임이 있다.
공직자들은 이를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만약 이를 지키고싶지 않다면, 결코 공직에 나가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향상키고 또 안전을 지켜주는 게 가장 큰 임무이다.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 기관이나 단체는 존립할 필요가 없다.
사정없이 기관과 기능을 개조하고 또 존폐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군율과 기강에 있어서만큼은 냉혹하리만큼 가엄(苛嚴)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또한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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