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 날!...
옛 제자들이 연례 행사처럼 잊지 않고 전화해주는 날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스승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제자들은
명절이나, <스승의 날>이면 어김없이 전화를 한다.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인사성 바른 제자는 역시
가장 오래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이다.
그만큼 예전의 학생들 마음이 순수했기 때문일까?...
지금은 시절이 하수상하고 세상이 살벌해, 가르치는 사람은 지식 장사꾼
처럼 돼버렸고, 학생들에게서는 존경과 겸손의 미덕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됐다.
나는 오늘도 반가운 마음에 늘 버릇처럼 제자들에게...
"참 대단한 인연이야."를 연발했다.
제자들의 전화를 받고난 뒤, 나는 사부(師傅)에게 인사 전화를 했다.
우린 스승과 제자를 정식으로 맺은 적이 없다.
하지만 <스승의 날>이 되면 절로 사부 생각이 난다.
조만간에 찾아 뵙기로 했다.
뵌지 너무 오래됐다...
벌써 반년이 훨씬 지났다.
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보니, 진도에서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 관한
보도가 종일 이어졌다.
나는 라디오를 들으며... 또 TV 뉴스를 보며... 오늘 하루 동안 서너 번의
눈물을 흘렸다.
방송 진행자도 울고... 청취자도 울고...
생각할수록 안타까움에 눈물이 나고, 마음이 짠해 더할 수 없이 애잔하다.
벌써 한 달이 되는데, 이를 어찌 해야 하나?...
이 나라를 어떻게 해야 할까?...
뉴스와 신문을 보면 연일 하루도 빠짐없이,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죄를 지은 者들은 전혀 참회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탓하며, 이번 참사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있는 사람조차 드물다.
오로지 책임 전가와 정쟁, 편가르기, 비난, 국론분열, 남의 탓만 일삼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발 관피아들을 소탕하고, 더 이상 관피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히 법제를 개선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 현실성 있는 재난방지책을 철저히 마련하고, 공직자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며, 이에 필요한 여러 법제를 국회에서 합당하게 만들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적으로도 개혁 정도가 아니라 아주 개조(改造)를 해서, 대한민국이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야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다.
아울러 언론의 올바른 기능 또한 반드시 새롭게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삶에 대해...
진정한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신(神)에 대해...
인간애(人間愛)에 대해...
탐욕에 대해...
양심에 대해...
모든 국민이 어서 슬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