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半樂
(야반락)
凍雲黯淡天氣 차가운 구름 흐려 어두운 하늘
扁舟一葉 작은 배 한 척
乘興離江渚 흥겹게 강가를 떠나
渡萬壑千巖 수많은 골짜기와 바위를 넘었네
越溪深處 월나라 계곡 깊은 곳
怒濤漸息 성난 파도 점차 가라앉고
樵風乍起 순풍이 잠시 일어나면
更聞商旅相呼 다시 장사꾼 서로 외치는 것을 듣네
片帆高舉 한 조각 돛을 높이 올리고
泛畫鷁 익조 그림배를 띄우고
翩翩過南浦 펄럭펄럭 남포를 지나네
望中酒旆閃閃 바라보니 술집 깃발 나부끼고
一簇煙村 한 무리 연기 나는 마을
數行霜樹 몇 몇 서리 맞은 나무
殘日下 석양에
漁人鳴榔歸去 어부는 빈랑나무를 울리며 돌아가고
零落 시든 연잎 쇠락해
掩映 잎 떨어진 버드나무 서로 어울리네
岸邊兩兩三三 강가에는 둘씩 셋씩
浣沙遊女 빨래하는 여자들
避行客 행인을 피해
含羞笑相語 부끄러움을 머금고 웃으며 이야기 하네
到此因念 여기에 이르러 생각하니
繍閣輕抛 그대 집을 가볍게 포기하고
浪萍難駐 물결과 부평초에 어렵게 머물렀구나
歎後約丁寧竟何據 한스럽네 훗날의 기약은 정녕 어디에 두었었나
慘離懷 아픈 이별을 생각하고
空恨歳晩歸期阻 나이 들어 돌아갈 길 막히니 공연히 한스러워
凝涙眼 눈물 젖은 눈
杳杳神京路 변경가는 길은 아득해
斷鴻聲遠長天暮 외로운 기러기 소리 멀고 먼 하늘이 저무네
~* 류영(柳永, 971~1053) *~
* 류영(971~1053)
류영은 북송(北宋)의 시인이다.
소동파 이전의 북송 당시, 대표적인 詩人으로 꼽힌다.
송나라 인종 때의 직책이 둔전원외랑(屯田員外郎) 이어서 일명 유둔전(柳屯田)
으로도 불린다.
'야반락'은 송사(宋詞), 즉 송나라 사패(詞牌)의 하나이다.
형식의 자유로움과 세련됨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사패는 곡조에 가사를 쓴 것이다.
때문에 같은 제목에 여러 사패가 존재한다.
운율이 아름답고 형식이 세련돼서, 중국에서는 시보다 오히려 사패의 문학성을
더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사패 하면, 누가 생각이 나는가?...
바로 수옥 이청조(李淸照)이다.
중국 최고의 여류문학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고 보니 이청조의 사패를 소개한지 꽤 오래된 것 같다.
다시 한 번 올려야지...
위의 사패에서 초풍(樵風)이란, 순풍(順風)을 말한다.
또 수각(繍閣)은 '여자의 집'을 의미한다.
명랑(鳴榔)에서 '랑(榔)'은 나무이름 '랑'字로 <빈랑나무>를 뜻한다.
이 사패에서는 '빈랑나무로 만든 배의 가로대'를 의미한다.
신경(神京)은 변경(北宋의 수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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