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旅人宿)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고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 하늘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 잘랄루딘 루미 (مَولانَا جَلال الدِین مُحَمَّد رُومِی ) *~
* 잘랄루딘 루미(Jalaluddin Rumi, 1207~1273)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詩人이자 이슬람 법학자, 그리고 신학자이다.
그의 아버지인 신학자 '발흐 알딘 와라드'는 울라마 중 한 명으로 수피(Sufi)의
대가(大家)였다.
수피(Sufi)... 하면, 이슬람교의 신비주의자들을 말한다.
아랍 語인 Sufi는 '신비적(神秘的)'이라는 뜻으로, 초기 이슬람의 금욕주의자들이
입고 다니던 모직 옷에서 유래한다.
이들은 신(神)과의 개인적인 합일을 열망하여, 형식적인 신학에 대해 직관주의로
맞섰다.
또한 이 세상에 다양한 神의 사랑과 지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여기에서 神은 유대교, 기독교와 똑같은 유일신(唯一神)이다.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유대교, 천주교, 개신교, 이슬람교는 똑같은 유일신을
믿는 종교이다.
모두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종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똑같이 구약(舊約)을 최고의 경전(經典)으로 삼고 있다.
루미는 <바르프>의 코라산에서 태어났다.
1219년, 몽고 族의 내습을 우려한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가족과 함께 서남아시아를
돌아다니며 방랑 여행을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아나톨리아 지방의 '룸 셀주크'의 도읍인 '콘야'에 정착했다.
룸은 지금의 터키를 말한다.
룸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보냈기 때문에, 루미(Rumi)라는 호(號)로 불렸다.
부친이 사망한 후에는, 그의 고제(高弟)의 지도로 신비주의를 수행하며 지냈다.
' 고제'란... 제자들 가운데서 학식과 품행이 특히 뛰어난 제자를 일컫는 말이다.
그 후, 시리아로 유학가서 공부에 매진했다.
그로 인해 당대 일류의 학자가 되고 신비주의의 한 파(派)를 창설할 정도의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루미는 이슬람 법률학(피크), 신학, 아랍과 페르시아 문학을 공부한 엘리트였다.
37세부터는 詩를 짓기 시작해 신비주의 시인으로 변모했다.
그의 불후의 명작 <정신적 마스나비(Mathavi-ye Ma'navi)>는 이렇게 탄생했다.
전 6권, 25,000 시구로 된 이 방대한 신비주의 시집은 일명 <신비주의의 바이블>,
또는 <페르시아 語의 코란>으로 평가된다.
700여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피즘(Sufism:금욕, 신비주의적 경향이 있는 회교
일파)의 교의와 역사, 전통을 노래한 책이다.
한마디로, 수피 신비주의자였던 루미의 사상적 성전(聖典)이다.
몇 가지의 비유와 우화, 전설의 형식으로 읊은 詩로, 외면상은 이야기 詩와 같으나
그 배후에는 절대적인 신(神)의 사랑과, 그것을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외에도 감미로운 서정시들로 만들어진 <타브리즈의 태양시집(太陽詩集)>,
그리고 산문작품인 <강화집(講話集)>과 <서간집(書簡集)>이 있다.
루미(Rumi)>는 중세의 문학(文學)과 사상(思想)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문학하는 사람이 '루미'를 모른다면, 그는 제대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다.
그 정도로 문학인에게 사랑받는 신비주의 시인이자 위대한 신학자, 또 세계적인
사상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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