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m Gibbs의 작품>
絶句 二首
(절구 2수)
一
遲日山水麗 길어진 해에 산과 강이 화려하고
春風花草香 봄바람에 꽃과 풀이 향기롭다
泥融飛燕子 진흙 녹으니 제비가 날아들고
沙暖睡鴛鴦 모래밭 따뜻하니 원앙이 존다.
二
江碧鳥逾白 강이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이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하다
今春看又過 이봄이 또 지나감을 보는데
何日是歸年 어느 날이 돌아갈 때인가
~* 두보(杜甫, 701~762) *~
* 詩의 성인,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杜甫)는 주광(酒狂)이었다.
좋게 말하면 애주가이다.
이백(李白)을 비롯해 중국의 유명한 시인들은 대부분 다 애주가였다.
이백의 경우, 말년의 詩를 보면 중증 알콜중독자에 이른 것으로 추측된다.
환각... 환청... 환시가 다 나타난다.
술에 침혹한 예술가들의 특징이 여기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대의 시인들은 술을 좋아했다.
고대 중국의 민요를 모은 시경(詩經)에 실린 詩 305편 가운데, 술과 관련된 시는
모두 50수이다.
여섯 수(首) 중 한 수 꼴이다.
당(唐)대의 한시 5만여 편 가운데, 술을 소재로 한 주시(酒詩)의 비율은 10%이다.
또 주당으로 유명한 이백(李白)의 詩 1,500여 수 가운데 술과 관련된 詩는 170수로
11.3%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주당 중 주당인 '두보'는 어떨까?...
그의 詩 1,400수 가운데 술과 관련된 酒詩의 비율은 300수로 21.4%이다.
과연 주광(酒狂)인 두보답다.
민중시인으로 불리던 '두보'는 얼마나 술을 좋아했던지 관리생활을 할 때, 조정에서
퇴궐하면 관복을 저당 잡힌 후, 매일 곡강(曲江)에서 술을 마시다가 만취해 돌아갔다.
시를 보면, 외상 술값도 도처에 널려 있었다.
이백과 두보는 두 사람의 바람과 달리, 정치적으로 매우 불운했던 인물이다.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술로 풀었고, 이로 인해 천재적인 시상(詩想)이 발현돼
중국 최고의 걸작시들을 남겼다.
'이백'은 당 황제 현종 앞에서도 "신(臣)은 한 말의 술로 詩 백 편을 쓰고, 취한 뒤엔
시흥(詩興)이 샘물과 같다."고 황제에게 감히 술을 요청할 정도였다.
'이백'의 詩를 듣고 싶은 현종은 결국 술을 하사했다.
주광(酒狂)인 두보(杜甫) 또한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들의 詩는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심리적 고통과 슬픔, 분노가 예술이란
이름의 보석들로 탄생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두보'와 '이백'이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해 고위관리에 이르렀다면, 후세의
사람들은 결코 두 사람의 걸작시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예술은 등 따스고, 배부른 자에게서는 나오기가 힘들다.
동서고금의 뛰어난 예술인들의 삶이 하나같이 고독하고 고통스러웠던 이유이다.
만일 작가가 정치에 대한 탐욕으로 본직에 충실하지 못하던지... 돈에 지나치게
욕심이 많던지...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과장된 명리에 집착해 오망방자하다면...
그를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술가라고 할 수 있을지 모호하다.
神은 결코 인간에게 두 가지, 세 가지의 재능을 함께 주시지 않는다.
특히 우주의 학교인 사바세계(娑婆世界)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삶의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소명을 가지고 태어난
예술가들은 더욱 그렇다.
이를 근본적으로 인지하지 못한 채, 오직 일신상의 명리와 끊임없는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진정한 예술가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예술(藝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덧없는 명성에만 목매지 말고 평생
구도자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글을 써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사람들은 명성과 상관없이 좋은 예술가로 인정해주고, 세상은 그를
진정 훌륭한 예술가로 기억해 줄 것이다.
위의 詩에서 지일(遲日)은 '더딘 해', 또는 '봄에 해가 지는 게 늦어지는 것'을 말한다.
또 니융(泥融)은 '진흙이 녹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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