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뿐인 <서로이웃>이 책 선물을 보내왔다.
난... 남자한테 책 선물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다.
보석을 사준 남자는 있었어도, 책 사준 남자는 없었다.^^
평소 책 사는 걸 보통 여인네들이 명품 사는 것처럼 하고, 책을 마치 명품
대하듯 하는걸 모두 다 알고 있는 터에, 어떤 남자가 내게 더 공부하라고
용기있게 책을 사주겠는가?...
나는 마음에 들거나 중요한 책을 사면, 읽기 전에 먼저 사진을 찍어둘
정도로 책을 소중하게 다룬다.
한데, 내 하나뿐인 <서로이웃>은 다르다.
더 공부하라고... 더 공부하라고... 이 늙은 작가를 계속 공부시킨다.
그가 의식하건, 의식하지 못하건 그건 별 상관이 없다.
내가 그렇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선물받고 싶은 책을 알렸지만(그렇게 하라고 공지했다.)
난 그에게 "내게 권하고 싶은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
이 말 전하느라고 그의 블로그에 처음으로 댓글을 남겼다.
<카프카의 서재>는 그가 선택해 새로 구입해서 보내준 책이다.
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책 중 하나라고 한다.
책을 받은 후, 나는 그가 이 책을 사서 내게 보낸 이유를 금방 감지했다.
또 책 속에 담긴 소중한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다.
덕분에 책 읽는 재미를 한동안 만끽하게 됐다.
그리고...
그동안 관심이 없던 진정한 활자중독자 한 명을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났다.
난... <서로이웃> 때문에 책값이 많이 든다.
안 그래도 다양한 방면의 책을 읽어 책값이 많이 드는데, 이젠 평소에
별 관심이 없던 책도 그가 읽고 좋은 평을 하면 그 책들을 사서 읽어본다.
신뢰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동안 '박경리' 선생의 책을 사서 공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나는 많은 작가의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박경리 선생의 책은
안 본 책이 여럿 있었다.
한데 놀랍게도 이몽(異夢)을 읽은 출판계 사람들은 나와 박경리 선생을
연관해 얘기하곤 했다.
그런 터에 <서로이웃>이 한동안 선생의 책을 계속 읽으며 좋은 평을 했다.
나는 그때부터 박경리 선생의 책 중 안 본 책들을 찾아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다.
평소 별 관심없던 작가도, 그가 관심있게 책을 보면 안 본 책을 찾아서 읽는다.
... 결국 그가 나를 공부시키는 셈이다.
내가 독서와 공부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는 건 <서로이웃>의 책임도 있다.
책값이 많이 드는 것도 <서로이웃>과 연관이 있다.
다른 작가들처럼 일 년에 책 몇 권씩 마구 써대지 않고, 치열한 과정을 거쳐
작업하는 것도 <서로이웃>의 책임이 크다.
<서로이웃> !
그대는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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