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桐千年老
(오동나무 천년을 늙어도)
桐千年老恒藏曲 오동나무 천년을 늙어도 항상 곡조를 품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 한평생 추위에 떨어도 향을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 달이 천 번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枝 버들가지 백번 꺾이어도 또 새 가지 난다
~* 작자미상(作者未詳) *~
* 위의 멋진 詩는 출전(出典)이 명확치 않다.
중국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도 검색되지 않는다.
<사고전서>는 중국 청(淸)나라 건륭(乾隆) 황제의 명으로 편집된 중국 최대의
총서(叢書)이다.
1772년(건륭 37)에 편찬을 시작해 10년 후인 1782년(건륭 47)에 완성되었다.
궁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서적 외에, 전국의 민간에 소장된 서적을 전국에서
골라 모아서 경(經), 사(史), 자(子), 집(集)의 네 부문으로 나누었다.
한데... 이 멋진 詩가 <사고전서>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이는 중국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위의 詩 '오동천년'이 한국의 고시(古詩)라고 회자된다.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詩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정작 그의 문집인 상촌집
(象村集)에 이런 詩는 검색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흠(1566~1628)'은 누구일까?
인조 때의 학자이자 문신으로, 개방적인 학문 태도로 양명학(陽明學)을 높이
평가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도승지와 병조판서 등을 역임하다가 계축옥사(季丑獄事) 때 파직됐다.
인조반정(仁組反正) 후에 사면된 후, 영의정까지 올랐다.
일설엔 3, 4연이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라고도 전해진다.
또 3, 4연은 백범 김구 선생의 글씨로 남아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