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 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그러니 묻지 않고는 그 해답을 이끌어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어야 한다.
모든 것은 세월에 풍상에 씻겨 시들고 허물어 간다.
거죽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무상하고 덧없다.
항상(恒常)하지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
늘 변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실상이다.
만일 이 세상이 잔뜩 굳어서 변함이 없다면
숨이 막힐 것이다.
변하기 때문에 환자가 건강을 찾을 수 있는 것이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로 살 수 있는 것이며,
오만한 사람이 겸손해 질 수 있다.
또 어두운 면이 밝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있다.
자신의 중심을 들여다봐야 한다.
거죽에 살지 않고 중심에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 원초적 물음을 통해서 늘 중심에 머물러야 한다.
그럼으로써 자기자신에 대한 각성을 추구해야 한다.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