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天暮雪
(강가 저녁무렵 눈)
江天欲暮雪霏霏 강가 날 저무려 하는데 눈이 펄펄
罷釣誰舟傍釣磯 낚시를 그만 둔 어떤 배 낚시터에 배대네
沙鳥不飛人不見 모래사장 새는 날지 않아 사람들은 못보고
遠村只有一蓑歸 먼 마을에 단지 도롱이 입은 사람 한명 돌아가네
~* 천은(天隱, 1422~1500) *~
* 천은(天隱)
일본(日本) 전국시대의 임제종(臨濟宗) 승려이다.
본명은 천은용택(天隱龍澤)이다.
임제종은 선가의 다섯 종파 중 하나이다.
선종(禪宗)의 다섯 종파는 임제종(臨濟宗), 운문종(雲門宗), 조동종(曹洞宗),
위앙종(潙仰宗), 법안종(法眼宗) 등이다.
이를 선가 오종(禪家五宗)이라고도 부른다.
임제종은 중국 당나라의 고승 임제(臨濟)의 종지(宗旨)를 근본으로 하여
일어난 불교 선가의 종파 중 하나이다.
임제종을 계승한 조교(祖敎)가 바로 한국의 조계종(曹溪宗)이다.
'조교'란... 조사불교(祖師佛敎)를 뜻한다.
종단을 일으킨 종조(宗祖)가 있어서 그 종조의 사상을 받들어 종지(宗旨)와
종풍(宗風)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조계종의 시조는 고려 때의 태고보우(太古普愚) 선사(1301~1382)이다.
보우 선사가 원(元) 나라에 유학한 뒤, 임제종 계통의 선불교를 고려에 최초로
도입했다.
조계종뿐만 아니라 태고종(太古宗)의 법맥 역시, 태고보우 선사로부터 비롯됐다.
고래로부터 강천모설(江天暮雪)이란 제목으로 지어진 詩는 수도없이 많다.
내가 기억하는 詩만 해도 맹호연, 이인로, 유종원 등의 詩가 있다.
어디 시뿐인가?
그림도 '강천모설'이란 제목으로 많이 그렸다.
이는 <강천모설>이 시제(詩題)와 화제(畵題)로 오랫동안 유행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후기의 화가로 '한국 미술의 거장' 중 한명으로 불리우는 '김득신'도
<강천모설>이란 화제로 멋진 산수화를 남겼다.
많은 시인과 산수화가들이 <강천모설>을 시제나 또는 화제로 삼아 아름다운
설경(雪景)을 표현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의 詩에서 비비(霏霏)는 '부슬부슬 내리는 모양', 또는 '펄펄 내리는 모양'을
뜻한다.
주로 비나 눈이 내리는 장면을 표현할 때 쓰던 한자이다.
또 조기(釣磯)는 '낚시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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