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5일...
해가 진 후, 오랫동안 특이하게 강렬한 붉은빛 대기광(airglow)이 남쪽 하늘에 흘러넘치는
장관이 연출됐다.
이 장면은 중국 남서부 운남성(雲南省)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오랜 시간의 노출로
촬영된 것이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여러번 언급했었다.
밤에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카메라를 이용해 오랜 시간 노출을 해서 사진을
찍으면 거짓말처럼 확연히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우리는 바로 이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가 있다.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모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심을 넘어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진실이고 사실일 때가 많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세상이나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보이는 것 이면의 세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늘 부단히 공부해야 하고,
또 그 심장한 의미를 파악하면서 겸손히 살아야만 한다.
나는 카메라의 긴 노출을 통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한밤의 장관을 포착한 천문사진을
볼 때마다 늘 이런 교훈을 되새기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곤 한다.
내가 NASA의 APOD(오늘의 천체사진)에서 발표하는 밤하늘을 찍은 사진들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이다.
위의 사진에서 육안으로 대단히 희미하게 보이는 이 선형 대기광은 화학작용에 의해 발생
하는 빛인 화학 루미네선스 현상(chemiluminescence) 때문에 나타난다.
오로라와 유사한 고도에서 발생하는 대기광은 지구 전역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화학에너지는 태양의 강력한 자외선 복사에 의해 공급되며, 이로 인해 빛나는 대기에도
불구하고 지평선 위로 명확하게 펼쳐져 있다.
또 우리 은하(銀河) 대역과, 사진 상단으로는 밝은 별 시리우스(Sirius)가 보인다.
대기광은 보통 80~120km 고도의 상공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오로라 와는 달리, 활 모양 구조로 나타나지 않으며 또 언제나 모든 위도에 걸쳐
하늘에 밝게 빛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밤에 나타나는 대기광 현상을 야광(夜光)이라고 부른다.
야광은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매우 약하다.
지면에 닿는 빛의 양이 91m 정도 높이의 양초로부터 나오는 빛과 유사하다.
그러나 적외선 영역에서의 야광은 가시광선 영역에서보다 1,000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 일어나는 대기광 현상은 주간대기광(晝間大氣光) 또는 박명(薄明)이라고 부른다.
역사소설 이몽(異夢)에는 <박명> 또는 <박명의 거리> 라는 표현이 여러번 나온다.
또 <태백주현(太白晝見)>이나 <태백경천(太白經天)> 같은 고대 천문학 용어도 여러번
중요한 표현으로 등장한다.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고대 천문학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당신이 잘 몰랐을 뿐이다.
위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보라!...
대기광과 별들이 가득 들어찬 하늘이, 물기를 머금은 운남성 웬양의 계단식 논(Yuanyang
rice terraces)에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반사되고 있다.
중국 운남성은 묘족(苗族, Miao)이 살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중국에 거주하는 56개의 소수민족 중, 5번 째로 많은 수를 자랑하는 민족이다.
약 8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구 중 절반 가량이 귀주성(貴州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나머지는 운남성(雲南省)과 호남성(湖南省) 등 중국 남서부 여러 성(省)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고래로 중국에서는 묘족이 반란성향이 큰 민족으로 분류되어 한족문인들로부터 야만인을
뜻하는 묘(苗)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한 학자가 펴낸 책을 보면, 묘족이 '고구려의 유민'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묘족의 과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묘족의 풍습과 고구려의 풍습이 꽤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아름다운 사진은 NASA의 APOD(오늘의 천체사진)에서 2월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사진의 Image Credit & Copyright는 Cui Yongjia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