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 寒
(모진 추위)
朔吹搖空歲暮天 삭풍이 허공을 흔드는 세모의 하늘
颼颼老屋讀書氈 바람소리 요란한 낡은 집 담요 덮고 책 읽는다
一寒到骨那能解 찬기운 뼈에 스미고 나면 이를 어찌 풀까마는
萬事關心只自煎 만사에 마음 걸려 혼자 마음 졸이며 앉아 있다
衾鐵夜深明積雪 무거운 이불에 짓눌린 밤 쌓인 눈이 밝은데
樵山市近絶炊煙 땔나무 산이 가까워도 불 때는 연기 벌써 끊어졌다
詩人耐冷今猶古 시인이 추위를 견뎌야 하는 건 지금도 옛과 같으니
擬訪梅花澗水邊 혹시 매화를 볼 수 있을까 산골 물가로나 가볼까
~* 이곡(李穀. 1298~1351) *~
* 이곡(李穀)
고려말의 학자.
본관 한산(韓山), 字는 중부(仲父), 號는 자성(自成)이다.
유학의 이념을 가지고 현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중소 지주 출신의
신흥사대부이다.
고려말의 대학자인 백이정, 정몽주, 우탁과 함께 경학(經學)의 대가로 꼽힌다.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1317년 거자과(擧子科)에 합격한 뒤, 예문관검열이 되었다.
1332년엔 원(元)나라에 가서 정동성 향시(鄕試)에 수석으로 합격했고,
황제 앞에서 보는 전시(殿試)에서는 차석으로 급제했다.
그리고 한림국사원검열관이 되어 원나라 문사(文士)들과 폭넓은 교류를 했다.
1334년 고려에 귀국해 '가성대부 시전의루병직보문각'을 제수받았다.
1335년엔 다시 원나라로 가서 '정동행중서성좌워사원외랑' 등의 벼슬을 거쳤다.
이때, 고려에서의 처녀 징발을 중지하도록 건의했다.
1344년에 다시 귀국해, 1345년엔 도첨의찬성사(都僉議贊成事)의 벼슬을 했고,
한산군(漢山君)에 봉해졌다.
이제현 등과 함께 <편년강목(編年綱目)>을 증수했고 충렬왕, 충선왕, 충숙왕
3조(朝)의 실록편찬에 참여했다.
문장이 뛰어나 원나라에서도 존경을 받았다.
가전체작품 <죽부인전>과 100여 편의 詩가 <동문선(東文選)>에 전해진다.
저서로 <가정집> 4책 20권이 있다.
오늘은 입춘(立春)...
한데, 한국엔 한파주의보가 내렸다.
삭풍이 허공을 흔드는 한겨울 밤...
추위에 담요를 덮고 책을 읽다가 詩를 쓰던 시인의 시심(詩心)이 문득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