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 縡是進德修行的砥石
若言言悅耳, 事事快心, 便把此生 埋在鴆毒中矣!
<채근담(菜根譚)>
귀속에 항상 거슬리는 말이 있고,
마음속에 항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곧 덕을 증진시키고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과 같다.
만약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해주고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면,
그것은 곧 인생을 독극물에 담그는 것과 같다.
* 참으로 의미 심장한 글...
너무 지혜롭고 절묘해서 가슴을 치게 만드는 글...
이 글만 좌우명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도 인생의 방향을 올바로 잡을 수 있고,
삶도 훨씬 편해질 수가 있다.
세상엔 주위에서 달콤하고 좋은 말만 해주는 추종자들 때문에, 마치 미친
사람처럼 광자(狂恣)한 언행을 일삼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들 중에도 있고... 작가들 중에도 있으며... 돈 많은 사람들 중에도 있고...
예술인 중에도 있으며... 고위 공직자와 유명인사들 중에도 꽤 있다.
바로 오만(傲慢) 때문이다.
어느 방면이건 자신이 정상에 있거나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에 대해 올바른 지적을 하는 사람들과는 아예
상종을 안한다.
오로지 온갖 달콤한 말과,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들 하고만 어울린다.
때문에 평생 자신의 영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무슨 숙제를 하러 이 별에
왔는지 생각조차 못한 채, 온갖 황당한 논리를 주장하며 추종자들에게 둘러싸여
안하무인으로 살아간다.
한마디로, 세상을 얕잡아보며 산다.
그러니 덕(德)을 증진시키거나, 행실을 갈고 닦는 것은 상상조차 못한다.
결국 말로가 좋을 리가 없다.
동서고금의 모든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오로지 달콤하고 좋은 말만 해주는 주위 사람들 하고만
어울린다는 점이다.
그러니 자신의 문제점을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이는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다.
만일 어디에선가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소리가 나오면, 사람들로부터 핍박을
받는다고 아우성을 친다.
때문에 행동수정은 생각도 못하고, 영혼이 발전하거나 인격이 성숙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그러니 인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갈 리가 없다.
평생 시행착오, 판단착오의 연속이다.
결국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또 상처를 주며 살아간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모른다.
<채근담>에 있는 위의 글은 이런 사람들에게 주는 경종(警鐘)이자 일종의
기회이기도 하다.
위의 글에서 불심(拂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나 또는 '잘못되고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떨쳐내는 마음'을 말한다.
짐독(鴆毒)은 전설의 새 '짐새'의 깃에 있다는 맹렬한 독(毒), 또는 독한 기운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