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을 보내며, 갑오년(甲午年)을 맞이한다.
누구에겐 들 만만한 한 해였겠는가?...
하지만 내겐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두렵고 저어해 가급적 두문불출, 근신하고 자중하며 조심스럽게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젠 미련없이 계사년을 떠나보낸다.
그리고 가슴을 활짝 열고 갑오년을 정성스럽게 맞이한다.
한 해 동안 블로그를 사랑해 준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늘 정답게 방문해 주는 당신 때문에 블로그를 정성으로 운영했다.
마치 물을 주고, 화초를 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듯이...!
돌아보건대, 하루도 블로그를 헛되이 버려둔 적이 없다.
사진 한 장 허투루 올리지 않았다.
그동안 당신이 날 훈련시킨 것인지...
내가 당신을 이 공간으로 끌어당긴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에너지 분산을 극도로 싫어해 트위터나 카톡조차 안 하고, 심지어 휴대폰 사용도
하루 5분 이내로 제한하는 내가 매일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건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내겐 블로그 운영이 결코 취미활동이 아니다.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기 위해... 작가의 필력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의 인생관과 가치관, 우주관을 알리기 위해...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 김시연 작가가 어떻게 공부해서 작품을 쓰는지 알려주기 위해...
작가의 성실성을 보이기 위해... 김시연 작가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영혼의 휴식처를
만들어 주기 위해.... 등등 나 자신을 납득시킬 만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많이 애썼다.
한데도, 힘든 일이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이에 적응하는데, 자그만치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특히, 새벽마다 Daum 블로그로 들어오는 외국에 있는 독자들 때문에 블로그를
두 개나 운영해야 하는 건, 내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이 때론 반갑고, 때론 번거로웠다.
심리적 압박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동안 다음 블로그엔 포스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그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정확히 블로그를 방문했다.
이 충성스런 몇몇 독자들 때문에 결국은 다시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김시연 작가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은 모든 것을 다 덮고도 남음이 있다.
블로그 운영 1년 만에 Daum 블로그 방문자 수는 거의 2만 명을 향해 가고 있고,
Naver 블로그 방문자 수는 1만 8천 명을 향해가고 있다.
잘 알고있다시피 내 블로그 글은 포털사이트에서 거의 다 검색이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정말 특별한 관심이나 인연이 있지 않는 한, 내 블로그를 알지 못한다.
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표시할 수 없게 해놓는 등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방문자 수는 대단한 숫자이다.
글쎄...
당신이 그동안 날 혹독하게 훈련시킨 것인지,
아니면, 내가 당신을 이 공간으로 강력히 끌어당긴 것인지,
그걸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다가와 알게 된 인연들이므로, 소중하게 가꾸고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제 묵은해는 미련없이 보내 버리시라!
슬픔도... 회한도... 아쉬움도... 모두 떨쳐 버리시라!
그리고 새해를 넓고 깨끗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맞이하시라!
지금은 새 시간을 맞이하는, 새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일 년 동안 당신이 보여 준 김시연 작가에 대한 관심과 사랑, 성원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의 감사함은 블로그를 좀 더 유익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것으로 표현될 것이다.
나는 영적으로 늘 당신을 잊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 그리고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
나는 늘 당신의 정성스런 기도가 필요하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좀 더 평안하고... 좀 더 행복하며... 좀 더 보람있고...
평상심을 잃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진심으로 바라본다.
김시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