矜高妄傲，無非客氣．降伏得客氣下，而後正氣伸．
情欲意識，盡屬妄心．消殺得妄心盡，而後眞心現．
<채근담(菜根譚)>
뽐내고 오만한 것 중에 객기 아닌 것이 없다.
객기를 물리친 뒤에야 비로소 바른 기운이 자라난다.
정욕과 분별은 모두가 망령된 마음이다.
망령된 마음을 물리친 뒤에야 진심이 나타난다.
* 오탁악세(五濁惡世)인 세상...
지금은 객기 아닌 것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혼탁한 세상이다.
정치(政治)도...
권력(權力)도...
종교(宗敎)도...
사상(思想)도...
이념(理念)도...
문학(文學)도...
심지어 '사랑'과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오기(傲氣)와 객기(客氣)가
만연해 있다.
때문에 진심(眞心)과 진실(眞實)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결국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엇이 참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됐다.
그저 탐욕과 권세를 과시하며, 이익의 향방에 따라 시도때도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오기와 객기로 사람들을 조종할 뿐이다.
세상의 관심을 받고 싶어, 튀어보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안달을 한다.
정욕을 다스리지도 못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정의와 민생을 설파한다.
하지만 <채근담>을 비롯해 수 백년, 수 천년 전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교훈서와
처세서들은 이런 행동을 '망령된 짓'이라고 일언지하에 매섭게 단정하고 있다.
오기와 객기를 물리치지 못하면, 인성에서 올바른 기운(正氣)이 자라나지 못한다.
오직 편협과 오만으로 똘똘 뭉쳐있게 된다.
종국엔 팩트를 보지 못하고, 사리판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오기와 객기만 있는 주장은 사리사욕과 권력욕을 감춘 난잡한 이론에
불과하다.
'바른 기운'을 지니지 못한 사람은 온통 혼란과 혼탁한 기운에 휩싸이게 된다.
또 권력과 탐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정작 '진실'과 '팩트'에는 별다른 관심이나
가치조차 부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솝'의 기본적인 교훈마저도 등한시 한다.
대체로 진실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 전, 먼저 그 양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사고(思考)가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
자신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가치관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입에 거품을
물고 정의와 민생을 설파하는 것은 그저 망령된 짓일 뿐임을 이들은 모른다.
참과 거짓,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기 힘든 세상...
팩트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무조건 상대방을 단순히 아군과 적군 이분법으로나누어
패거리로 싸움질을 하는 세상...죄책감 없이 서로 권력을 나누어 갖고,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는 세상...
정작 '진실'이나 '팩트'에는 그 어떤 가치나 무게도 두지 않는 세상...
오로지 얼마나 득세를 하고, 얼마나 사욕을 채우며, 권력을 얻고, 패거리의 이익을도모하며,
세상의 관심을 받고,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느냐에만 초점을 맞춘 세상...사회지도층이란 자들이 모든 힘을 탐욕과 오기, 객기 부리는 데만 쏟아넣는 세상...
... 지금 우리나라가 심히 혼란스러운 이유이다.
위의 글에서 객기(客氣)란, 혈기(血氣)에서 함부로 부리는 용기를 말한다.
정기(正氣)는 천지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인 기운을 뜻한다.
즉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 또는 '순수한 기운'을 의미한다.
분별심(分別心)은 불교에서 '나와 너', '좋고 싫음', 옳고 그름' 따위를 헤아려서
판단하는 일을 말한다.
망심(妄心)은 '잘못된 판단과 분별심을 일으키는 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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