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田園居 三
(전원에 돌아와서 3)
種苗在東皐 동쪽 언덕에 살면서 곡식 씨앗을 뿌리니
苗生滿阡陌 고랑고랑 무성히 싹이 자랐네
雖有荷鋤倦 호미질 비록 힘들기는 해도
濁酒聊自適 탁주 한잔에 즐겁기만 하네
日暮巾柴車 날이 저물어 섶나무 수레를 덮고
路暗光已夕 길이 어두우니 빛은 이미 저녁
歸人望煙火 저녁 불빛 따라 집에 돌아오니
稚子候簷隙 어린 아들 처마 밑에 기다리네
問君亦何爲 그대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는가
百年會有役 세월가면 무언가 이루어지겠지
但願桑麻成 바램은 뽕과 삼나무가 잘 자라나서
蠶月得紡績 누에치는 달에 길쌈할 수 있었으면
素心正如此 원래의 마음이 이와 같이 소박하니
開逕望三益 길 치우고 좋은 친구 기다릴 뿐
~* 도연명(陶淵明, 365~427) *~
* 도연명은 고향에 돌아온 후 여산의 남쪽인 옥경산(玉京山) 아래 상경(上京)에 머물렀다.
옥경산 아래에는 사천(斜川)이란 개천이 흐른다.
여산(麗山) 동남쪽 봉우리에서 흘러온 물이 동쪽으로 흘러서 파양호로 들어간다.
사천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언덕(東阜)과 서쪽에는 밭(西疇)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지세가 개활한데다 멀리 산이 보이고 물이 가까와 경치가 매우 수려한 곳이다.
그곳에서 도연명은 <귀거래사>와 많은 詩를 지었다.
도연명의 시에 나오는 동부(東阜), 서주(西疇), 사천(斜川) 등이 바로 이곳이다.
위의 詩를 읽어보면, 세속에 대한 욕망 없이 농사꾼으로서의 삶에 충실한 도연명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삼나무와 뽕나무를 기르고...
나무를 하고...
누에를 치면서 길쌈을 할 날을 꼽아보고...
좋은 술을 담구어 잘 익히고...
좁은 길을 깨끗이 치우면서 ,절친한 벗들이 찾아올 날을 기다린다.
더없이 소박한 삶이지만, 허욕(虛慾)을 버리고 심신이 맑고 깨끗이 하니, 이미 선경
(仙境)의 경지에 오른 삶이다.
누구인들 이런 삶을 한번쯤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