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난 주인 8월 8일(미국 현지 7일) NASA의 APOD(오늘의 천체사진)에서
공개한 아이슬란드의 오로라와 유성우(流星雨, meteor shower)의 모습이다.
사진 속 산 뒤편에서는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상당히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키르큐펠(Kirkjufell) 라는 이름의 이 산은 아이슬란드 서부 그룬타르피요트르
(Grundarfjorður) 도시 근처에 위치하는 매우 오래된 산이다.
그 전면으로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구조는, 이 사진이 촬영된 2012년 12월 중반 꽁꽁
얼어붙기 시작한 피오르드(fjord)에 위치하고 있다.
'피오르드'란 말은 원래 노르웨이어로 '내륙으로 깊이 들어간 만(灣)' 이라는 뜻이다.
즉 빙하로 인해 침식이 되어 만들어진 U자나 V자 형태의 계곡에 바닷물이 유입되어
형성된 하구(河口)를 말한다.
비록 육안으로는 희미하게 보이지만, 배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색채의 환상적인
오로라가, 25초의 노출을 통해 촬영된 사진에서 몽환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에도 블로그에서 언급했듯, 인간의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형상도 카메라의 오랜
노출을 통하면 확연한 모습이 포착된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쌍동이자리의 유성우가 남긴 흔적들이다.
유성은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오로라보다 훨씬 밝게 빛나는 천체(天體)이다.
훨씬 멀리 바라보면 왼쪽으로 우리 은하(銀河)가 보이고, 우리 은하의 일부를 구성하는
지근거리의 별들이 그 배경으로 흩뿌려져 보이고 있다.
지금 전 세계에 있는 '하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흥분해 들떠있다.
곧 화려한 '별똥별 우주쇼'가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 못지않게, 아마추어 천문가나 나처럼 늘 하늘을 사랑하는 사람은 흥분해서
지구 전역에서 동시에 불꽃처럼 일어날 유성우(流星雨)의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천문사진 전문 작가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가장 멋진 별똥별 우주쇼를 포착하기 위해
지금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바로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까지 페르세우스(Perseids ) 유성우가 화려하게 하늘을 장식한다.
1시간 동안 무려 100여 개의 '별똥별 비'가 떨어진다.
늘 열정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평생 잊지 못할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일(8월 13일) 새벽 3시부터 5시 45분까지가 극대기이다.
한국에서는 새벽 4시 전후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페르세우수 자리 유성우는 130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도는 혜성인 스위프트 터틀(Swift Tuttle)
의 잔해(먼지 또는 바위)가 매년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며 일어난다.
콩알보다 작은 별똥이지만, 초속 10~70m로 지구와 부딪혀 밝은 빛을 뿜어낸다.
매년 이 기간 중 10톤~40톤의 혜성 부스러기가 지구로 떨어져 대기 중에서 불타면서 불꽃놀이
같은 '별똥별쇼'를 벌인다.
유성우(流星雨)는 서양에서는 순교자 성(聖) '로렌스'의 이름을 따 '성 로렌스의 눈물'이라고도
불린다.
내일 새벽 하늘을 바라보라!
무더운 여름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별똥별들이 지금 지구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
페르세우스 자리를 중심으로 별똥별이 방사상으로 밤하늘 전체에 뿌려질 것으로 보인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30~40분 동안 밤하늘을 바라보는 게 좋다.
인내력을 발휘한만큼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을 보게 될 것이다.
더구나 내일은 음력 7월 7일... 칠석(七夕)이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곳에서 고개를 뒤로 돌리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정겨운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칠석(七夕) 날엔 옛날 부녀자들은 가정마다 장독대 정화수에 절식(節食)으로 밀국수와
밀전병, 햇과일을 차려 놓고 견우(牽牛), 직녀(織女) 두 별을 우러러보며 가족의
무병장수와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절식(節食)으로 밀국수와 밀전병을 올리는 건, 칠석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밀가루 음식은 철 지난 음식이 되어 못 먹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젊은이들은 두 별을 보고 절하며, 처녀들은 바느질 솜씨와 길쌈 솜씨가 늘기를
기원하고, 총각 문사(文士)들은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을 제목으로 하여
詩 짓기 행사를 벌였다.
또 정화수 옆에 고운 재를 담은 쟁반을 올려놓기도 했다.
다음날 재 위에 무언가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영험이 있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칠석(七夕)에는1년에 한 번씩 견우 직녀가 만나는 날이라는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이는 중국과 우리나라 두 나라에만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이다.
은하 동쪽에 직녀(織女)가 있으니, 바로 옥황상제(玉皇上帝)의 손녀이다.
직녀는 베 짜는 노역(奴役) 때문에 단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옥황상제(玉皇上帝)는 직녀(織女)가 홀로 있는 것을 가엾이 여겨서
은하(銀河) 서쪽에 있는 견우(牽牛)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 뒤로부터 견우는 목동의 일을, 직녀는 베 짜는 일을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천계(天界)의 현상이 혼란에 빠져 사람들은 천재와 기근으로 고통받게
됐다.
이에 옥황상제가 대노하여 꾸짖으며, 두 사람을 은하수의 양쪽에 떨어져 살게
했다. 그리고 오직 1년에 한 번씩만 만나도록 했다.
<중국 성무 정(成武丁)이 쓴 '재해기(齋諧記)' 중에서>
한데, 우리나라에는 이 설화(說話)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보태 전해져 내려온다.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어도 은하수(銀河水)가 가로막혀 건널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지 못해 슬퍼하자 이 딱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들이 하늘에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기로 했다.
매년 칠석(七夕) 때면 '견우'와 '직녀' 두사람을 만나게 하기 위해, 까마귀와 까치는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은하수에 모여서 날개를 쭈욱 편 뒤, 몸을 잇대어 다리를 놓아 두 사람이
만나도록 도왔다.
이 다리가 바로 춘향전에 나오는 오작교(烏鵲橋)이다.
까마귀와 까치들은 칠석이 되면, 오작교를 놓을 돌을 머리에 이고 하늘나라에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털이 다 빠진다는 전설에서 "칠석날 까치 대머리 같다."는
속담이 생겨났다.
칠석(七夕) 전후에는 부슬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이 비를 견우 직녀가 타고갈 수레의 먼지를 씻는 비라 하여 세거우(洗車雨)라고 한다.
칠석날 비가 오면 '견우'와 '직녀'가 만나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고, 이튿날 새벽에
비가 오면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 하여 쇄루우(灑淚雨)라고 한다.
이런 전설이 생긴 것은 '견우성'과 '직녀성'이 함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때가 오직
일년 중, 음력 7월 7일 천장 부근에 나타날 때이기 때문이다.
바로 내일 새벽 하늘을 보면 북두칠성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은하수는 쏟아질듯
찬란할 것이다.
은하수 동쪽에 희미하게 비치는 별이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파별 직녀성(織女
星,Vega)이고, 서쪽의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파별이 바로 견우성(牽牛星,Altair)
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별똥별 우주쇼와 함께 견우와 직녀의 만남도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