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m Gibbs의 작품>
내 여름휴가는 노동과 독서...
이 두가지로 대별된다.
내가 일 년 중 가장 많은 노동을 할 때가 바로 여름휴가이다.
난 거의 10여 년 동안 모든 명절과 휴일, 한해의 끝인 송년과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신년을 모두 도서관에서 보냈다.
처음엔 필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생활이었지만, 나중엔 하나의 관례나
전통처럼 돼버렸다.
마치 의식 같이 된 것이다.
버겁고 힘든 세월을 잘 버텨낸 '자긍심'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작년부터는 내가 나에게 여름휴가를 주기 시작했다.
가장 무덥고 힘든 혹서(酷暑)에, 일주일간 스스로에게 휴가를 선물한다.
이는 활자중독과 공부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또한 침묵과 노동, 단순한 생활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통찰의
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한다.
휴가기간 동안 나는 공부를 위한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하지 않는다.
온전히, 단순하게 하루종일 노동을 하거나, 읽고 싶은 책들을 자유롭게 본다.
그래서 내 휴가 준비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매우 간단하다.
서점에 들려서 책을 사거나, 일(노동)을 하는데 필요한 물건들만 구입하면
끝이다.
휴가를 가기 위해 식품을 산다던지, 옷을 산다던지, 그런 일을 나는 여태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여름휴가 일주일 동안, 난 일 년 중 가장 강도 높은 노동을 한다.
밀린 바느질을 하거나... 다림질을 하고... 옷방을 정리하거나... 커텐을 바꾸며...
집안을 정리하고... 대청소를 하며... 세탁을 위해 거의 하루종일 세탁기를 돌린다.
시간이 날 때는 공부와는 상관없이, 평소에 관심 있던 책이나 보고싶었던 책들을
읽는다.
내가 휴가를 보내는 방법은 다른 이들은 상상도 못할만큼 단순하다.
마치 엄격한 수도원 생활 같다.
하루종일 노동을 하거나, 책 읽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외출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다.
전화 통화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노동... 노동... 노동... 그리고 독서 뿐이다.
지금은 나의 휴가기간이다.
이틀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책은 거의 읽지 못했다.
양손에 물집까지 생겼다.
오늘은 노동을 서서히 마무리짓고, 남은 휴가동안 온전히 책 읽는 데만
집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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