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민이다...
평생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하고, 이를 기념으로 이벤트를 약속한 게 불과 일주일 전...
당시 NAVER 블로그 방문자 수가 9.545명...
그래서 만 명이 되면 내 20대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Daum 블로그는 누적 방문자 수가 13,400명...
때문에 14,000명이 되면 내 30대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벤트 충족 인원이 네이버 블로그는 435명이 남은 터였고, 다음 블로그는 600명이나
남아 175명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순서를 그렇게 정한 것이다.
한데 놀랍게도 Daum 블로그가 어제 저녁, 누적 방문자 수 14,000명을 훨씬 넘더니
현재 14,028명이나 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포털사이트에 블로그 글이 검색되지 않게 조치를 해 놔서 그동안 블로그 방문자 수가
많이 줄었다.
그래서 솔직히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다.
한데 며칠 동안 평소보다 5~6배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더니, 결국 Daum 블로그가
먼저 이벤트 요건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내가 어찌 30대 사진을 먼저 공개하리오?
난 며칠 전 Daum 블로그에 <안내문>을 올렸다.
이벤트가 끝나면 다음 블로그는 운영하지 않고 네이버 블로그만 운영한다는 공지였다.
그 이유도 조근조근 충분히 설명했다.
얼마전부터 난 그동안 혼자만 즐기던 NASA의 APOD(오늘의 천체사진)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반응은 꽤 좋았다...
늘 책과 씨름하는 친구들이 한번씩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광활하고 위대하며
신비로운 우주 사진들을 보고, 그 아름다움과 황홀함에 감동받고 위로받아 즐거운
휴식과 안구정화가 되기를 바랐다.
무엇보다 인간과 인생에 대해 좀 더 깊고 넓은 안목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내가 블로그에 우주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면 과연 그들이 우주의 광활함과 위대함,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성운(星雲)의 아름답고 황홀한 모습과... 은하(銀河)의 다양하고 신기한 모양과...
그 재미있는 그 이름과... 수많은 별자리에 대해서 그렇게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내가 올린 우주 사진들을 생각하며 간혹 밤길을 걷다가 한번씩 하늘을 쳐다볼
것이고, 또는 베란다나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거나 차를 마시다가 간혹 긴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들을 관심있게 바라볼 것이다.
또 여자 작가로는 특이하게 역사와 고전에 해박한 작가가 뜻밖에도 천문학 쪽에도
관심과 조예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어, 친구들이 영혼을 중시하는 작가의 세계관과
우주관을 이해해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우주 사진은 이렇게 해서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데 문제가 생겼다.
우주 사진을 좀 더 넓게 보여주려고 Naver 블로그의 레이아웃을 넓게 변경하여
포스팅 면적을 크게 했더니, Daum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게 문제가 됐다.
그동안 두 블로그의 포스팅 면적이 비슷해, Naver 블로그의 글을 복사해서 Daum
블로그에 바로 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젠 포스팅 면적이 달라져 그림을 다시 배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글자와
줄도 다시 맞춰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밤잠을 줄여가며 포스팅 하느라고 지친 나에게, 이런 작업은 한마디로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Daum 블로그를 접기로 결론을 내렸다.
작가가 블로그를 두 개나 운영한다는 게 가당치 않은 일임을 이윽고 절감한 것이다.
다음 블로그는 거의 절반 정도가 충성도 높은 외국 독자들이므로 이런 결론을 내리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 친구들의 블로그가 있는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접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동안 나는 '내 주 블로그는 Naver이다', 라고 여러 번 언급해왔다.
또 Daum 블로그 방문자들이 나중에 당황하지 않도록, 네이버 블로그에 미리미리 자주
방문해 익숙해지라고 수차례 얘기했었다.
한데, 며칠 간의 방문자 수 추이를 보면 혹여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애초에 내가 Naver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건 친구들 때문이다.
작가와 작품을 알아보고, 내 등 뒤에 따뜻한 손바닥을 얹으며 좋은 작가가 되라고
성원해 주는 영적인 친구들이다.
때문에 블로그는 김시연 작가의 필력과 관심사, 작가의 인생관과 가치관, 역사관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다.
그동안 여러번 언급했지만, 나는 작가이기 이전에 강호에서 유명한 활자중독자이다.
내가 도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만 권 이하의 책을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중에서도 나는 비교적 일찍 활자중독자가 돼 특히 책을 많이 읽으며 내공을 키워온
케이스이다.
하지만, 사바세계에서의 영혼의 동행자들 또한 그동안 엄청난 책을 읽어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내 젊은 친구들처럼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들의 노력과,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과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또 능력을
인정한다.
나 또한 그들의 작업을 통해서 '어떤 글이 좋은 작품'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무언의
질문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치열한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친구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접을 수 없는 이유이다.
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결코 즐겁지가 않다.
내겐 숙제 같은 것... 사명 같은 것... 의무감 같은 것...
이게 바로 내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솔직한 심정이다.
이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휴식이나 공부시간을 줄이고 새벽마다 글을 쓰는 게 어찌 즐거울 리 있겠는가?
너무 버겁고 힘들다. 내겐 힘에 부치는 일이다.
그래서 자주 블로그 만든 걸 후회해왔다.
즐겁지 않은 일을 그동안 공을 들여 많은 시간을 할애해가며 운영해온 것은 오로지
내 영적인 친구들과, 외국에 있는 충성스런 독자들과, 내 블로그에서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는 젊은 독자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힘겨워 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며 고민하곤 한다.
내 블로그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라도 하듯, 꼭 정시에 시간 맞춰 들어오는 충성도 높은 외국의
독자들을 보면, 정성도 그런 정성이 없다.
감동할 지경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늘 작가를 잊지 않고 있어야 하고, 마음 한자락 가 있어야 하며,
또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 있는 독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또 내가 필요할 때 기도도 해준다.
사람들은 내 블로그 방문자가 남자들이 많다고 생각할 지 모르는 데, 그건 순진한
착각이다.
2/3가 여자 방문자들이다.
왜... 놀라운가?
하지만 통계가 증명하니, 믿어야만 한다.
이는 Naver나 Daum 블로그 모두 똑같다.
어제 Daum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가 14,000명이 훨씬 넘었지만, 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인지라 기쁨보다는 고심이 크기 때문이다.
30대 사진을 먼저 올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약속대로 Naver 블로그 방문자 수가 10,000명이 되면, 내 20대 사진과 30대 사진을
Naver와 Daum 블로그에 동시에 올릴 생각이다.
네이버 블로그의 현재 방문자 수는 9,941명...
곧 만 명이 된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