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팀이 예상 외로 이란에게 1:0으로 진 뒤 허무하게 시합이 끝났다.
골 득실차를 따지기 위해 타슈켄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 와의
시합을 기다리던 3분 간의 길고 길게 느껴진 시간들....
우즈벡이 카타르를 5:1로 이기고 시합이 종료되면서, 우리나라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이 기록은 한국 외에는 전세계에서 다섯 나라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대기록이자
위업이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에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6번째
최다 연속 출전국이 됐다.
이런 기록이야말로 국격을 높이는 좋은 일 중의 하나이다.
.... 그러나 오늘 경기 내용은 상당히 불만스럽다.
시합을 보며 2시간 여를 얼마나 애태우며 마음 졸였는지,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
되자마자 난 조용히 주방으로 갔다.
저염식을 하고 있어 며칠동안 밥을 먹지 않았음에도, 냉장고에서 말없이 '가지'를
꺼내들었다. 나는 평소에 '가지'를 날것으로 샐러드를 만드는 데 이용한다.
한데 용기있게(?) '가지'로 전을 붙이고, 나머지는 굴소스를 이용해 볶았다.
또 김치찌개랑 떡볶이도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참치캔도 땄다.
그리고 오랫만에 식사를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탄수화물을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 시합에서 이기면 마시려고 미리 사다놓은 막걸리는 끝내 꺼내지 않았다.
새로운 감독과 본선에 나갈 선수들이 확정되면, 좀 더 다양한 전략과 선수들의
투혼이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예선전만 맡겠다고 천명했었다.
부디 2014년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이전까지 오늘 시합에서 발견된 전략의
미비와 단순함을 빨리 개선하고, 적시적소에 베스트 선수들을 기용하는 최고의
준비기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