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소풍 와서...
완주군 동상면 들어가는 입구에
저 밤나무숲이 무성하게 풀어 놓은
밤꽃냄새
퍽 징하네
살아보려고 기를 쓰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것들은
다 저렇게 남의 코를 찌르는가 보네
인간도
가장 오래 헤맨 자의 발바닥이
가장 독한 냄새를 풍기는 법
나는 이 세상에 소풍 와서
여태 무슨 냄새를 풍기고 있었나
단단한 밤 한 톨 끝내 맺지 못하더라도
저물어 하산하기 전까지는
독해져야겠네 자네한테 말고
오늘 나 자신한테 말이야
~* 안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