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에 있는 분들, 詩 <봄날> 읽고 혹여 생각날까 봐...
<쭈꾸미>
<꽃게>
<도다리 쑥국>
<미나리 강회>
<멸치회>
(…) 어머니는
알 밴 꽃게 한 마리 사 오셨다
수건을 머리에 두르시고 마당에 솥단지 걸어놓고
간장을 뭉근한 불에 오래 끓이셨다
식힌 간장에 참게 넣고 삭혀 간장게장을 만드셨다
그 어린 시절
암게의 앞가슴 풀어헤치면
노란 꽃송이 따고 싶었다
아버지가 다 드신 빈 게딱지에
밥을 꾹꾹 비벼 먹었다
햇살 먹은 장독대 항아리 안에서
참게 한 마리 꺼내시는
어머니의 주름진 손,
~* 장성호, '손맛' 中 *~
바다를 떠다 된장을 풀고
바늘에 봄을 달아 낚은 도다리를 넣는다
쑥을 뜯어다 헹궈 넣고
봄도다리쑥국 한 그릇이면 되겠다
뻘에 숨어서 기며 세상을 한쪽으로만 흘겨보다가
눈이 한켠에 몰린 것들
덤불쑥마냥 마음이 뻐세어
이 사람 저 사람 치대는 것들이라면
봄도다리쑥국 한 숟갈만 떠먹어봐도 알겠다
남녘 바다에서 깨어난 봄이
저 어족과 어떻게 눈을 맞춰 봄바다에 춤추게 하는지를
해쑥 한 잎이라도 다칠세라 국을 끓여내
거칠고 메마른 몸들 대접하는 그의 레시피를
~* 윤성학, '봄도다리쑥국’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