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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아니다

아라홍련 2013. 4. 2. 20:49

 

 

 

내가 이제야 뒤늦게 눈치를 챘다.

그동안 풀 수 없었던 암호 같던 미스테리를 이제 겨우 해석할 수 있게 됐다.

미스테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2012년 11월 7일, 내 Daum 블로그와 Naver 블로그에 <조선시대의 동성애>라는 글을 

동시에 올렸다.

이 주제는 괜히 뜬금없이 올린 게 아니다.

내 역사소설 이몽(異夢)에는 두 가지 케이스의 동성애가 나온다.

궁녀와 궁녀의 동성애인 대식(對食)과, 내시와 내시의 동성애인 '비역', 즉 남색(男色)이다.

소설 속에 동성애를 집어넣은 것은 '지금 있는 현상은 대부분 원시시대부터 계속 있어왔던 일'

이라는 평소 내 소신과 함께, 조선시대 내명부에 동성애가 있었음이 기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몽에서 조선시대의 왕실풍속과 의례, 세간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었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소수자인 그들의 삶도 집어넣었을 뿐이다.

더 근원적으로 얘기하자면 당시에도 소수자들의 삶은 여전히 있었고, 그들의 사랑도 보통사람

들의 사랑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블로그에 올린 <조선시대의 동성애>라는 글에서는 동서고금의 레즈비언과 호모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올렸다.

내 글의 특징처럼, 나는 글을 쓸 때 특히 역사와 관련된 글을 쓸 때는 생각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쳐서 입에 거품을 물고 주장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역사를 왜곡시켜 진실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역사적 사실에 임할 때는 최대한 공정한 입장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블로그에 올린 글도 그렇게 썼다.

 

<조선시대의 동성애>는 그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글 중에서 단연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한데, 시간이 흐를수록 통계상으로 다른 글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블로그에 올렸던 다른 글들은 시간이 지나면 조회수가 떨어지는데 <조선시대의 동성애>는

달랐다.

눈에 띄게 계속 조회수가 높았고, 검색 유입글도 동성애와 관련된 기괴한 단어들이 많았다.

이는 Daum 블로그와  Naver 블로그에서 똑같이 나타난 현상이다. 

5개월 동안 다양한 글을 많이 올렸지만, 이 글처럼 지속적으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글은

없었다.

통계를 볼 때마다 나는 이 수상한 현상을 바라보며, 깊은 수심에 잠기곤 했다.

이는 그만큼 지금 동성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 블로그 방문자가 10대부터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까지 다양한 계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 걱정이 많았다.

혹여, 젊은이들 중에 동성애 때문에 삶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

때로 심각하게 고민하곤 했다. 

이 현상은 지난 5개월 동안, 통계를 확인할 때마다 미스테리로 계속 남아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나를 동성애자로 잘못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든 것은

바로 며칠전의 일이다.

동성애에 관한 글을 쓴지 이미 5개월이 지난 터에, 갑자기 다음 블로그와 네이버 블로그에서 

같은 날 동시에 <조선시대의 동성애>가 게시글과 조회수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다른 글에서는 단 한 번도 유례가 없던 일이었다.

이 날 비로소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혹여... 어쩌면... 사람들이 나를 동성애자로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처음 든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런 오해를 할 나름의 이유가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작가가 동성애자가 아니고서야 역사소설에서, 그것도 대식과 남색 등 두 가지의 특이한 동성애

케이스를 한꺼번에 작품에 넣었을리 만무하다...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소문이 그동안 내 귀에까지 들려오지 않은 것은, 아마도 내가 프로필 사진에 공개한 사진의

영향이 컸으리라고 추정된다. 

설사 나를 동성애자라고 착각했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블로그의 내 프로필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내게서 동성애자의 특유한 느낌을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동성연애자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의 삶을 특별히 폄하하지 않는, 그들의 삶도 보통사람들의 삶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가진 작가일 뿐이다.

아울러 이성애자이건 동성애자이건, 사랑이나 쾌락에만 목숨을 거는 삶의 행태는 매우 어리석고

결국 인생의 끝도 좋지 않다는 생각을 신념처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인간이 오직 사랑과 쾌락에만 목숨을 거는 행위에 대해, 동서고금의 모든 성인과 현자(賢者)들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가르쳐왔다.

이몽(異夢)에도 나온다.

 

애욕(愛慾)은 마치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아 반드시 화상을 입게 된다.

 

동성애자라고 해서 여기에서 제외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소수자들의 상처는 더 크고, 심연처럼 더 깊을 것이다.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이성애자들보다 오히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사려깊게 행동하며,

남의 눈에 거슬리거나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이성애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덤벼들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이성애자들보다 훨씬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값비싼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성애나 동성애에 상관없이, 내가 선택한 모든 사랑에는 반드시 대가가 뒤따라오는 것은

영원불변의 법칙이다.   

 

지금 이 시대는 동성애자들을 욕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시대적 현상이 그렇다.

세계 곳곳에서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합법화되고 있다.

결혼뿐만이 아니다.

동성애 부부의 입양까지 허락하는 추세이다.  

심지어 '결혼'에 대한 사전적 의미마저 바뀌었다.

영어 사전인 콜린스, 맥밀런, 옥스포드 등 영어 사전들은 온라인판에서 결혼에 대한 정의를

"남성과 여성이 남편과 아내로서 살기로 하고 맺은 결혼이나 계약"에서 " 사람이 함께 살기로

맺은 결합이나 계약'으로 바꾸었다. 

유럽 북구 쪽은 학교 교과서에서 이미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당신이 동성애자들을 폄하하고 끔찍하게 싫어한다면, 그건 당신의 개인적인 성적 취향일 뿐이다.

종교를 거론해서도 안된다.

현재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합법화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조리 기독교 국가이다.   

다만, 이런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는 오직 하늘에 계신 神께서만 판단하시고, 하실 말씀 또한 

많으실 것이다.

자신이 택한 삶에 대해서는 오직 자신이 엄중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냉엄한 사바세계(娑婆世界)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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