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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어찰첩 가격은?

아라홍련 2013. 4. 2. 02:21

 

 

 

 

 

지난 3월 27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K 옥션 봄 경매에 출품됐던 297통의 정조어찰첩이

시작가인 12억원에 낙찰됐다.

편지 한 통당 400만원씩 계산한 것이다.

이 어찰첩은 조선 제 22대 국왕 정조가 재위 말년에 예조판서와 우의정으로 있던 노론

벽파(僻派)의 거두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들이다.

정조는 1796년 8월 20일부터 붕어 직전인 1800년 6월 15일까지 약 4년에 걸쳐 이 편지를

썼다.

12억원은 역대 경매에 나온 편지 낙찰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이다.

K 옥션은 내심 20억 이상까지도 내다보았지만, 한 전화응찰자에 의해 시작가에 낙찰됐다.

응찰자의 신분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어찰첩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 공식적인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조의 노회한 정국 운영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조의 성격에 대한 비밀도 풀 수 있는 단서이다.

 

심환지는 정조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왜 이 편지들을 몰래 남겨두었을까?

아마도 겉으로는 예리하게 대립한 정조와 노론 벽파가 실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막후정치를 펼쳤다는 증거를 남겨 정치적 보험으로 활용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결국 이 정조 어찰첩 때문에, 심환지는 정조의 독살을 배후에서 조종했을 것이라는 일부

음모론자들이 제기한 누명을 단번에 벗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