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有感) 非詩能窮人 시가 사람을 가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窮者詩乃工 궁색한 사람의 시가 공교한 것이지 我道異今世 나의 뜻 지금 세상과 다르니 苦意搜鴻濛 괴로운 마음 홍몽을 더듬는다 氷雪砭肌骨 얼음과 눈이 살가죽과 뼈를 찔러도 歡然心自融 다가오는 기쁨은 마음을 저절로 녹인다 始信古人語 비로소 옛사람의 말을 믿겠네 秀句在羈窮 좋은 시 구절 고단한 가난 속에 있다는 것을 和平麗白日 화평할 때면 밝은 태양 곱게 보이고 慘刻生悲風 참혹할 때는 슬픈 바람 생기지 觸目情自動 눈에 닿으면 정은 스스로 생기는 것이니 庶以求厥中 많은 것 중에서 그 중도를 구해야지 厥中難造次 중도는 갑자기 만들 수 없으니 君子當用功 군자 당연히 공부를 사용해야 하네 ~* 이색(李穡) *~ * 이색(1328 – 1396) 고려 말의 충신이자 성리학자. 호는 목은(牧隱)이다. 원나라 전시에 급제하여 원나라 국사원편수관을 역임한 뒤, 고려로 돌아와서는 대사성 등을 역임했다. 이성계의 조선 개국에 끝까지 참여하지 않은 고려의 진정한 충신이다. 詩 중 홍몽(鴻濛)이란, 천지가 나누어지지 않은 혼돈상태나 또는 천지의 기운을 말한다. '수구재기궁'은 소동파의 시 '詩句'의 '詩人例窮蹇 秀句出寒餓'에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