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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답사를 다녀오다

아라홍련 2013. 3. 17. 00:35

 

 

왼쪽 아래가 출발점인 인천역, 가운데 화살표를 한 곳이 화도진(花島鎭),

오른쪽 아래 화살표 있는 곳이 피자집.

 

<코스>

 

짜장면박물관(공화춘) - (11시 중화원) - 인천개항박물관(1은행-조선은행) -

근대건축전시관(18은행-나가사키 본점) - 중구청(인천부청사) - 아끼다 저택 -

코노 저택 - 제물포 구락부 -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 화도진 - 동인천역-

미스터피자

 

 

3월 중순의 토요일...

날씨는 화창했지만 바람의 神은 날카롭게 손짓을 했다.

바닷바람이 생각보다 매서워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랫만의 답사를 축복하듯, 봄을 맞이하는 따뜻한 햇빛은 올해 들어 가장

화창하고 쾌청했다.

인천역 광장에서 9명이 합류해 답사를 떠났다.

역사학자 5명, 작가 1명, 잡지사 기자 1명, 사진 전문가 1명, 연구소 회원 1명 등이다.

사람들은 인천을 수도권의 큰 도시로만 생각하는데, 조선 말기의 시대상과 근대사를 알게

되면 인천의 역사가 다시 보인다.

 

1875년(고종 12년)에 발생한 운양호(雲楊號) 사건은 조선 말기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다음 해인 1876년엔 '강화도조약'이 체결되고, 6년 후인 1882년(고종 19년) 5월 22일엔

화도진(花島鎭)에서 우리나라 전권대신 신헌(申櫶)과 미국 슈펠트 (Shufeldt) 제독 사이에

<한.미수호통상조약>을 조인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서구와 맺은 최초의 조약이다.

이는 구미 여러 나라에 대한 문호개방의 효시가 됐다.

그리고 7개월 후인 1883년(고종 20년) 1월부터 제물포항이 개항한다.

개항 이후, 인천은 외세의 각축장이 되었으며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전초기지가 됐다.

각국 공사관이 들어서기 시작하고, 치외법권을 인정하는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국가별로

고유한 주택이 들어서고, 공동의 공원(자유공원)도 만들어졌다. 

또 호텔이 들어서고, 고급 구락부(俱樂部)도 만들어졌다.

구락부란 club의 일본식 발음이다.

각국의 외교관들과 사업가, 그들의 부인들은 사교클럽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한편,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불꽃 튀기는 첩보전을 벌였다. 

이들은 구락부에서 서양의 문화를 마음껏 즐겼다.

시가를 물고 당구를 쳤으며, 왈츠를 추었고, 밖에서는 정구를 쳤다.

심지어 부인들은 플라맹고를 추기도 했다.

인천의 제물포항을 통해 세계 열강의 외교관과 사업가들이 인천에 경쟁적으로 자리를

잡고 별장을 지었으며, 외국 선교사들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회를 지었고, 학교를 지어 교육사업을 시작했으며, 병원을 만들었다.

또 우리나라 첫 호텔인 대불호텔이 들어서면서, 클럽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가비(coffee)를 마시기 시작했다.

일설에 고종이 1896년 아관파천(俄館播遷)을 해 러시아 공사관에서 손탁이 만들어줘 

처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해 그때를 처음 커피가 들어온 시기라고 주장하고, 심지어 

<가비>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에 훨씬 앞서 제물포 개항 이후  외국 공사관이 생기고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인천에 가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첫 호텔인 인천의 대불호텔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kocca 문화콘텐츠 닷컴에서조차 조선 최초로 커피를 판 곳이 <대불호텔>이라고

정확히 명시돼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커피 역사가 1700년 경까지 올라가 있고, 조선과 이웃해 있는 일본과

오래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 알려져 있던 것보다 훨씬 오래전에

조선에 커피가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 

 

인천엔 개항기 시대의 많은 유적들이 복원되거나 남아있다.

일제시대의 은행들과 우체국도 잘 보존돼 있었다.

오래 전에 형성된 차이나타운도 몇몇의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겹겹의 세월을 짊어진 채

장승처럼 서 있었다.

마치 중국에 와있는 듯 착각을 느낄 정도의 중국식 사찰도 있었고, 오래된 중국식과 일본식

건축물들이 있는 거리는 시대를 백몇십 년 전으로 되돌린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또 인천은 국내 최초의 경인철도가 개통된 곳이며, 전란 때는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실시된 곳이기도 하다.

또 가까운 곳엔 대한제국 때 세계에 "장미의 섬(Rose Island)"으로 알려진 월미도가

있다. 섬의 모양이 반달 꼬리처럼 휘어져 있다고 하여 월미도(月尾島)라고 부른다.

남쪽에 있는 소월미도와 함께 인천 내항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만큼 인천은 볼거리가 많다.

 

오늘은 하루종일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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